[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쏜살같이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며 우리에게 많은 질문과 생각거리를 던지는 사진.
그렇기에 세상 모든 사진작가들은 자신의 의도를 단 한 앵글 안에 담고자 오늘도 끊임없는 고뇌에 빠진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사진들이 모두 잘 짜여진 의도에 따라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우연과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사진이 우리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강렬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자신이 찍은 비행기 사진에서 뒤늦게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게 된 사진작가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남성 존 길핀(John Gilpin)은 지난 1970년, 시드니 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자신이 평범한 비행기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한 존은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사진을 현상했다.
그런데 존은 사진 속 비행기의 하부에 찍힌 정체불명의 물체를 바라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물체가 '사람'의 형상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존을 충격에 빠트린 사진 속 인물은 당시 겨우 14살밖에 되지 않은 소년 케이스 샙스포드(Keith Sapsford)였다.
어려서부터 세계 여행을 갈망해 온 케이스는 도쿄행 비행기에 몰래 탑승하기 위해 바퀴 수납고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케이스는 바퀴 수납고가 이륙 도중 다시 열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결국 수납고가 열리는 순간 속절없이 땅으로 추락해 그대로 사망하고 말았다.
물론 전문가들은 "바퀴 수납고가 열리지 않았어도 이륙 시 발생하는 극저온 현상과 산소 부족 때문에 케이스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애초에 극히 낮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후 케이스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존의 사진은 촬영된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묘한 공포심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