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청소년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학퀴즈' 단독 후원한 이유

오는 26일은 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타계 20주기가 되는 날이다.

입력 2018-08-24 17:05:52
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오는 26일은 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타계 20주기가 되는 날이다.


최 선대회장은 1953년 전쟁의 폐허 위에서 직물 공장(선경직물)으로 시작해 현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16개 상장 계열사를 거느린 '글로벌 기업' SK그룹을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물론 선경직물(現 SK)을 창업한 故 최종건 회장(1973년 작고)이 SK그룹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최 선대회장의 혜안과 통찰력, 실천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SK그룹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 선대회장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원대한 꿈'을 치밀한 준비와 실행력으로 현실로 이뤄냈다.


사진 제공 = SK그룹


1973년 11월 선경그룹 회장(선경직물·선경화섬·선경합섬)으로 취임하면서 "선경을 세계 일류 에너지·화학 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現 SK이노베이션)를 인수해 이전까지 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던 섬유 사업과 결합해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그리고 유공을 앞세워 해외 에너지 영토 확장에 힘써 1984년 북예멘 유전 개발에 성공, '무자원 산유국'이라는 꿈도 이뤄내는 등 현재 SK그룹 사업 구조의 기반을 닦았다.


이런 이유로 최 선대회장은 재임 당시 '10년을 내다본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타계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업적이 조명되고 있다.


또 최 선대회장은 인재 보국·사업 보국의 신념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 SK그룹


특히 그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여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인재 경영 사례가 바로 청소년 교양 프로그램 '장학퀴즈'.


최 선대회장은 1973년 장학퀴즈(1973년 2월 18일 첫 방송)가 광고주가 없어 폐지 위기에 처하자 단독 광고주로 나섰다. 당시 선경그룹의 성장이 불투명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최 선대회장은 인재 양성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것이다.


최 선대회장은 장학퀴즈 후원을 결정하면서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조건 없이 지원해도 괜찮다"고 말했고 이 같은 신념 덕분에 장학퀴즈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영되고 있다. SK는 지금도 장학퀴즈를 단독으로 후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그룹


최 선대회장의 인재 경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제1차 오일 쇼크 직후인 1974년, 선경그룹을 포함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최 선대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순수 교육 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사회로부터 관심과 지원이 인색했던 사회과학, 순수자연과학 분야를 육성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할 고급 인력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이를 통해 세계 수준의 학자 양성을 목표로 각종 장학 사업을 실시, 지금까지 모두 717명의 국내외 명문대학 박사 학위자를 배출했으며 3,6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1998년 최태원 現 SK그룹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장학 사업 외에도 베이징 포럼, 상하이 포럼 등 세계적 수준의 국제 학술 포럼을 개최하고 아시아 7개국 18개 기관에 연구 지원 센터를 설립해 인재 양성의 범위를 글로벌로 확장, 운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그룹


최 회장은 선대의 뜻을 이어 받아 장학 사업과 학술 교류로 한미간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밴플리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선대회장도 1998년 이 상을 받은 바 있다.


"자원 빈국에 자본주의 경험도 일천한 이 나라가 지적 역량마저 부족하면 발전이 정체될 수 있다", "지금은 변방의 후진국이지만 지금부터 세계적인 학자들을 키우면 30년 후에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석유는 한번 쓰면 없어지지만, 인간의 능력은 사용할수록 가치가 커진다"


사진 제공 = SK그룹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특히 신경을 쓴 최 선대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SK는 이를 받들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사회적 기업 창업에 목표를 둔 전문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가겠다는 최 선대회장의 '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 제공 = SK그룹


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노력으로 배출된 인재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역량 있는 일꾼'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 최태원 現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또 어떤 효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