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지난 12일 100만명이 모인 서울 경복궁 인근에는 인간장벽을 만들어 시민들과 대치했던 의경들이 있었다.
또 이들 중에는 시민들의 행동에 남몰래 눈물을 흘린 경찰도 있었다.
지난 14일 한 SNS 유저는 지인의 말을 인용해 광화문에 나갔다가 애써 눈물을 삼켜야했던 일부 의경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사연 속 의경은 지난 12일 광화문에서 열렸던 대규모 집회 현장에 출동했다가 새벽 2시쯤에 철수했다.
그는 대열을 따라 경찰 버스에 탑승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시민들이 경찰들을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후 해당 의경을 비롯해 몇몇 동료들은 "우리가 오늘 뭐한거냐. 우리도 저기 같이 있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저 사람들 왜 우리한테 박수를 저렇게 쳐주는 거냐"라면서 급기야 눈물을 보였다.
이날 실제로 현장에서는 경찰들에게 "수고한다"며 박수를 치는 시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같은 마음으로 나왔지만 신분과 제복 때문에 참여할 수 없었을 거다", "폭력시위가 적었다는 건 일부를 제외한 모두가 한마음이었기에 가능했다"며 현장에 있던 경찰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욕하는 참가자에게는 "평화 시위"를 외치며 막아세우는 시민들의 모습도 흔히 보였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더욱 많아 지면서 오는 19일과 26일에도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예정된 집회 현장에서도 시민과 경찰이 평화를 유지하며 선진적인 한국의 시위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