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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까지 살고 싶다"는 할머니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손녀딸 사연

100살까지 살고 싶다는 할머니에 대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손녀딸의 글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가족의 사망은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여기, 한 손녀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해 "얼른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다만 해당 글에 의외로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했다. 대체 그녀는 왜 이런 말을 한 걸까.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살까지 살고 싶다는 할머니' 사연이 소개됐다.


자신의 부모가 할머니를 모시고 있다고 밝힌 여성 A씨는 "엄마와 아빠가 할머니 모시는 걸 지켜보는데 내가 다 버겁다"며 "난 내 부모님이 더 소중해서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글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 누리꾼들의 공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우리 할머니는 거동만 불편하지 정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항상 누워서 TV만 보며 지내는데 가족들에게 '이거 먹고 싶다, 저거 먹고 싶다' 해서 가족이 모두 지쳐가는 중이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할머니가 귤을 먹고 싶다고 해서 귤을 사 왔더니 귤 알이 너무 작다고 엄마를 크게 혼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할머니는 방에서 식사한 것을 문밖에만 내놓으며 저랑 엄마를 식모 취급한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화가 나면 고모에게 우리 잘못을 부풀려 이른다. 또 아빠 앞에서는 불쌍한 척을 한다"며 토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외에도 "우리 친할머니인 줄", "저도 할머니 모시는 엄마 아빠 보면서 가끔 그런 생각 했었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니었네요", "이건 정말 겪어보지 않고선 이 고통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그럼에도 A씨 글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정상인가", "오랜 세월 동안 자식들 먹이고, 재우고, 키워준 건 생각 안 하나", "본인도 노인이 됐을 때 후손들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 저게 할 말인가" 등의 댓글들을 내비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2021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차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국가 중 2위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청년층 80%가 노인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노인 혐오 증가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고령사회와 연관이 깊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8월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자의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양 부담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노인 혐오 표현을 숨기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사회적 낙인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노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조성하고 차별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문제는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노인 혐오 표현을 사용한다는 데 있다.


노인 혐오 표현에 잠재된 큰 문제는 노인을 '우리'라는 집단에 유입되지 못하게 제한하며 그들을 더욱 외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노인들의 문제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되며 노인 혐오 표현 사용과 차별적 태도를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