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오징어와 싸우다 '빨판 공격'에 당해 해변가에서 죽음 맞은 향유고래
호주에서 대왕오징어와 싸운 흔적이 몸에 남아있는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바닷속에서 격렬한 싸움을 한 것인지 대왕오징어의 빨판에 빨린 향유고래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7일(현지 시간) ABC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호주 빅토리아주 필립섬 포레스트 케이브스(Forrest Caves) 해변에서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래 사체에는 특별한 '흔적'이 발견됐다. 지름 약 10cm에 달하는 동그란 흉터가 몸 곳곳에 있었다.
이는 대왕오징어의 빨판에 잡혀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번우롱 환경센터의 교육 담당자 마이크 클리랜드(Mike Cleeland)는 "이 고래가 생전에 대왕오징어와 사투를 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향유고래는 수심 1㎞ 이상의 심해까지 잠수해 대왕오징어를 사냥한다. 이때 대왕오징어도 촉수를 휘감으며 살아남기 위해 저항한다.
이 과정에서 빨판 자국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왕오징어 중에는 몸길이 18m가 넘는 거대한 개체도 존재한다. 이 향유고래의 몸길이는 약 16m로 대왕오징어와의 싸움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만 이번 향유고래가 죽은 이유가 대왕오징어와의 싸움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자연사해 해변까지 떠밀려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명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