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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 '학폭 가해자'가 진심어린 사과를 하겠다며 찾아온 이유

가해자는 자신의 아이가 피해자가 되자 뒤늦게 자신이 괴롭혔던 피해자를 찾아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검사내전'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이제는 가해자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보통 학창 시절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여기지만, 피해자들은 다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당시 받은 마음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 마음 한구석에 웅크린 채로 언제는 기지개를 펴며 피해자를 아프게 할 준비를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사과를 원치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픈 기억을 되살릴 뿐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아서다.


어린 시절 또래들보다 작고 몸이 약한 탓에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됐던 A씨도 마찬가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드라마 스페셜 - 나의 가해자에게'


성인이 되고 자기 가정을 꾸린 후에도 당시 기억은 끈질기게 남아 A씨를 괴롭혔다. 그랬던 A씨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변화의 계기는 가해자가 만들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근 A씨는 학교폭력 가해자인 B씨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A씨를 직접 만나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을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1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A씨는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가해자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만난 가해자 처음 꺼낸 말은 뜻밖에도 자신의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됐다는 것이었다.


학교폭력으로 괴로워하는 자식을 보면서 B씨는 과거 자신의 행동으로 상처를 입었을 A씨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B씨는 "당시 너의 심정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부모 된 입장이 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며 과거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사과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검사내전' 


진심이 담긴 사과에 A씨의 마음에 맺혔던 응어리도 어느 정도 풀어졌다.


A씨는 "감정적인 아픔이 다 해소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 먹고 묵은 체증이 조금은 풀려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B씨를 '가해자'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겠다면서 "더 늙기 전에 묶인 실타래를 풀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은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개됐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먼저 찾아온 친구도, 그걸 이해하려는 본인도 훌륭하다", "응어리 잘 푸시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응원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