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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선수로 데뷔한 장애인 여성에게는 뜻밖의 롤모델이 있었다

두 다리가 없는 체조선수가 평생을 롤모델로 생각해왔던 사람은 알고 보니 친언니였다.

인사이트Facebook 'Jen Bricker'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1987년 10월 1일,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아기가 태어났다.


세상에 나온 아기를 처음 만난 엄마와 아빠는 기쁨보다 절망과 당황스러움을 먼저 느꼈다. 막 태어난 아기에게 두 다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아기를 무참히 버렸다.


이런 아기에게 미국 일리노이주에 살던 브리커 부부가 구원의 손길을 건넸다.


그들은 아기를 입양해 제니퍼 브리커(Jennifer Bricker)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친딸처럼 길렀다.


브리커 부부는 제니퍼가 스스로 두 팔과 엉덩이로 걷고 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비록 장애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Facebook 'Jen Bricker'


양부모의 노력 덕분에 제니퍼는 그 누구보다 씩씩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남 부끄럽지 않던 삶을 살던 제니퍼는 우연히 TV에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경기를 보게 됐다.


그리고 당시 금메달을 땄던 체조선수 도미니크 모치아누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제니퍼는 그 순간부터 자신도 멋진 체조선수가 되는 것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했다.


그녀는 도미니크를 롤모델로 삼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실제로 청소년 체육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성적을 냈다.


비록 큰 대회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이후로도 공중곡예사로 활동하며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됐다.


힘든 일이 생길 때면 제니퍼는 자신의 우상인 도미니크를 생각하며 견뎌냈다.


인사이트Dominique Moceanu


그러던 어느 날, 제니퍼는 양부모에게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평생을 롤모델로 삼아왔던 도미니크가 사실은 자신의 친언니라는 사실이었다.


체조 경기를 보던 양부모가 관중석에서 도미니크의 부모를 보게 됐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제니퍼를 입양 보냈던 부부와 동일인물이었던 것이다.


제니퍼는 도미니크에게 "당신은 평생 내 우상이었고, 내 친언니로 밝혀졌어요"라고 편지를 썼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제니퍼와 달리 도미니크는 동생의 존재조차 모르던 상태였다.


도미니크는 제니퍼의 편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그 편지가 내 인생 최대의 충격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사이트Jennifer Bricker


이후 도미니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나에게 입양된 동생이 있었냐"고 물었다.


도미니크의 엄마는 그제야 "당시 아이들을 체조 선수로 키우고 싶어 했던 남편이 다리 없는 동생이 쓸모없다고 말했다"며 고백했다.


이어 "아기를 품에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입양 보내야만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도미니크는 제니퍼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마침내 두 사람은 감동적인 재회를 하게 됐다.


제니퍼는 "친엄마를 원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좋은 양부모를 만나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상으로 여겼던 사람이 내 친언니라는 사실에 무척 기쁘고 벅찬 기분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는 지난 2012년 도미니크의 자서전을 통해 최초로 공개돼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펜팔' 친구였던 첫사랑과 '41년' 만에 재회해 결혼한 커플영국과 프랑스를 이어줬던 '펜팔'로 사랑을 키운 두 남녀의 훈훈한 결혼식 현장이 포착됐다.


잃어버렸던 반려견 다시 만나 '감동 재회'한 주인실종된 반려견을 만나는 순간 주인은 감동과 기쁨으로 벅차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