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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옷 입지 말라'는 성범죄 예방 권고에 발끈한 여성들 반응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야한 옷'을 입지 말라는 사법 기관의 권고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인사이트(좌) Twitter 'kathyaep', (우) Twitter 'El_Poas'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노출 있는 옷을 자제하라'는 사법기관의 권고문에 발끈한 여성들의 반응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코스타리카 사법부 사법수사기구(OIJ)는 '성폭행 예방을 위한 권고문'이라는 제목으로 문서 하나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성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작성된 해당 문서에는 자동차에서 성폭행을 예방하는 요령, 가정에서 성폭행을 피하는 요령 등이 담겨 있다.


본래 좋은 의도로 작성되기는 했으나 문제가 된 부분은 여성들에게 "지나치게 유혹적이거나 자극적인 옷을 입지 말라"고 표기한 부분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문서를 접한 이들은 "성범죄의 원인이 여성의 옷차림에 있다는 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스웨터로 온몸을 감싼 여성의 사진을 올리며 "성범죄를 피하려면 이렇게 다녀야 한다는 뜻이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여성은 "여성들에게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가르치기보다는 남성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지 말라'고 가르쳐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 판사 또한 "성범죄는 남성이 여성을 물건처럼 보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며 "가부장적인 문화를 바꿔야 성범죄 없는 세상이 가능해진다"고 말해 비판 여론에 힘을 실었다.


인사이트코스타리카 사법수사기구의 실제 권고문 / elnuevoherald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사법수사기구는 신속히 해당 문서를 삭제했다. 


사법수사기구 측은 "문서는 지난 2004년 만들어진 것으로 사이트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잘못 게재된 것"이라 해명했다.


또한 "과거에 비해 현재는 성범죄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건 이미 '폐기처분'된 시각"이라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9.3%가 여전히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의식을 재고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성폭행 피해 여성'들의 옷이 전시회장에 등장한 진짜 이유옷차림이 성폭행을 야기한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성폭행 피해자들이 당시 입었던 옷과 증언을 게재한 전시회가 열렸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