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향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박차순 할머니는 끝내 돌아가지 못한 고국을 그리워하며 구슬픈 목소리로 아리랑 가락을 읊조렸다.
지난 21일 JTBC 뉴스룸은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영화 '22'를 소개했다.
'용기있는 삶'이라는 부제가 달린 영화 '22'는 오늘날 중국 본토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숫자 22명(2014년 기준)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략 20만 명의 중국 여성들 역시 일본군에 붙잡혀 위안부로 끌려갔다.
상당수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 목숨을 거뒀고, 겨우 살아온 이들조차 '몸판 여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사회에서 외면당했다.
중국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위안부 생존자가 겪었던 상황을 최대한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위안부 피해자 박차순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 한국인들의 눈길을 끈다.
192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살 되던 해 난징 위안소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전쟁이 끝나고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박 할머니는 중국에 정착해 살며 매일 고향을 그리워했다.
박 할머니의 기억 속에 남은 것이라고는 매일 외쳐야 했던 '이랏샤이마세(어서오십시오)'와 가족이 떠오를 때마다 불렀던 '아리랑'이었다.
이제는 발음조차 익숙지 않은 '아리랑'을 부르며 고국을 떠올렸던 박 할머니는 지난해 1월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박 할머니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구슬픈 노랫가락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한편 영화 제작 당시 생존해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2명이었지만 2017년 8월 현재 중국 내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