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2일(화)

100평 저택 팔고 '캠핑카'서 생활하는 美 시니어 부부

미국 중장년층 사이에서 자녀를 독립시킨 뒤 넓은 저택을 처분하고 캠핑카로 거처를 옮기는 '시니어 노마드' 생활이 새로운 은퇴 모델로 급부상했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고물가와 연금 불안 시대에 큰 집을 유지하는 비용과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 실속 있는 노후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약 98평 규모의 저택에 거주하던 패티 길은 5년 전 집을 정리하고 레저용 차량(RV)에 정착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전직 공군 출신 남편 셰인과 캠핑카 생활을 시작한 길은 주거비와 공과금을 대폭 절감해 현재까지 11만 5000달러(약 1억 6958만 원) 이상을 저축했다.


길은 "아들들이 성장할 때는 큰 집이 즐거웠지만 자녀들이 떠난 뒤 집은 너무 고요해졌고 유지비만 매달 수천 달러씩 발생했다"며 "인생 전체를 집 청소하는 데만 쓰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들 부부는 과거 매달 주택 대출금으로 약 2000달러(약 295만 원), 여름철 전기료로 약 400달러(약 59만 원)를 지출했으나 캠핑카 생활 이후 전체 생활비를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중장년층의 경제적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미국 RV산업협회(RVIA)는 55세 이상 미국인 중 약 17만 명이 캠핑카에서 전용 노마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1965년에서 1980년 사이 출생한 X세대는 과거 세대보다 연금 혜택이 줄고 고물가 압박을 크게 받는 세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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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2025 은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X세대 중 은퇴 자금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노후 자금 부족에 직면한 이들이 주택 처분과 캠핑카 생활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캠핑카 생활이 무조건 저렴하거나 낭만적이지 않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캠핑카 유지비가 연간 3000~5000달러가량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상 수리 기술을 익히고 '스타링크' 등 무선 인터넷 장비를 미리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