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35만 명을 보유한 고양이 유튜브 채널 '으으냥'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시골 마당을 터전으로 살던 고양이들이 담비 무리의 습격을 받아 한 마리가 죽고 한 마리가 중상을 입었다.
지난 8일 채널 운영자는 '그 하루는 너무 많은 걸 앗아가 버렸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담비가 고양이를 쫓아가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어 오랫동안 채널을 지켜본 구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댓글창에는 수천 개의 반응이 쏟아졌다.
운영자는 영상과 함께 긴 글을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4월 말 갑작스럽게 마을에 담비 무리가 나타났고, 그 일로 막내 고양이 겨울이가 크게 다치게 됐다"며 "오랜 친구이자 사랑하는 동생이었던 은비를 떠나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운영자는 사고 이후의 심정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날 이후 넋 놓고 슬퍼할 틈도 없이 남아 있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밤낮없이 살아왔다"며 "살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그냥 모든 게 긴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사고 이후 운영자는 마당과 온실에 있던 고양이들을 긴급히 실내로 대피시켰다. 현재 62마리의 고양이가 집 안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개체 수로 인해 영역 분리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좁은 공간에 몰린 고양이들은 혼란스럽고 예민해져 있다고 운영자는 설명했다.
운영자는 "차근차근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만들어가겠다"며 "하나씩 부딪혀가며 어떻게든 아이들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목할 점은 운영자가 담비를 탓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담비가 사냥하는 것도, 고양이가 상위 포식자에게 위협받는 것도 결국 자연의 섭리이고 이치"라고 말했다. 오히려 십여 년간 시골집 고양이들을 돌보면서 단 한 번도 담비를 보거나 들은 적이 없었기에 위험을 안일하게 여긴 자신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자책했다.
운영자는 댓글에서 벌어지는 담비와 고양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도 "서로 다투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생명은 살아가고 싶어 하니까"라고 당부했다.
은비를 떠나보내던 날의 기억도 특별했다. "은비를 보내주던 날 곁에는 작은 흰 나비 한 마리가 맴돌고 있었다"며 "어쩌면 은비는 정말 나비가 되어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으으냥'은 2020년 12월에 개설된 채널로, 시골집 마당에 찾아오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상을 담아왔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마당에 날아드는 새들, 산에서 내려오는 고라니와 너구리, 떠돌이 강아지들까지 보살피며 채널을 운영해왔다.
우유, 끼리, 봉팔, 꼬리, 겨울이, 똘이 등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영상에 등장한다. 그 중 은비는 오래된 식구로 구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존재였다.
구독자들은 운영자를 향해 위로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몸도 마음도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니 속상하다. 으집사님들의 진심에 늘 감동하고 존경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참 눈물이 난다. 꼭 힘내시라"는 응원도 이어졌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기에는 아이들이 이미 나의 가족인 것이겠지만, 집사님 덕분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위로도 있었다.
담비는 식육목 족제비과 담비속에 속하는 포유류다. 족제비와 체형이 비슷하지만 몸집이 훨씬 크다.
대형종인 노란목도리담비 수컷은 몸길이 약 72㎝, 몸무게 약 5.7㎏으로 소형견과 비슷한 크기다.
한국에는 과거 노란목도리담비와 검은담비 두 종이 자생했으나, 검은담비는 한반도 중남부에서 사라졌다. 현재 남한에는 노란목도리담비만 서식하며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담비는 잡식성으로 설치류나 작은 새, 열매, 곤충 등을 주로 먹는다. 2~6마리씩 무리를 지어 고라니, 노루, 멧돼지 어린 개체 같은 훨씬 큰 동물도 사냥한다.
산림 안에서는 호랑이, 표범,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상위 포식자에 속해 한반도 최상위 포식자라 할 수 있다. 체취가 매우 강렬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