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복판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80대 노인이 인적이 드문 이면도로에서 집배원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다.
충북 오송 지역 배달을 책임지는 서청주우체국 소속 김의섭 집배원은 지난 7일 오전 업무 수행 중 정체불명의 물체를 발견하고 오토바이를 세웠다.
김 집배원은 처음엔 이를 로드킬을 당한 동물 사체로 인지했으나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결과 이마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은 노인 A 씨를 발견했다.
김 집배원은 현장에서 즉시 A 씨 상태를 살피며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몸을 흔들어 깨웠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은 A 씨가 119 신고 대신 "괜찮으니 주머니에 있는 휴대전화로 아내에게 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A 씨는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김 집배원은 상황이 정리되자 이를 특별한 일로 여기지 않고 소속 우체국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채 다시 배달 업무에 복귀했다.
묻힐 뻔한 선행은 사고 다음 날 A 씨 가족들이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커피를 들고 오송우체국을 방문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 씨 아내는 "우리 아저씨가 쓰러졌는데 큰일날뻔 했다"며 김 집배원을 직접 만나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했으나 김 집배원은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서청주우체국 이은희 물류실장은 "김 집배원이 '별일도 아닌데 부끄럽다'며 가족들의 대면 요청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김 집배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누구나 그런 상황을 직면하면 당연히 다친 사람을 도울 것이라서 특별히 알릴 생각도 없었다"며 "뜻밖에 고맙다고 찾아오시고 칭찬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역 곳곳을 누비는 집배원들이 화재 초기 진화나 위험 상황 신고 등 생활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이 실장은 유사한 미담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그냥 사소한 일들"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