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자리에 '5.5조 도시' 새로 짓는다

압구정 현대가 있던 한강변에 5조5천억원대 새 주거 도시가 들어설 절차가 시작됐다. 현대건설은 반세기 전 자신이 세운 압구정 현대의 다음 모습을 최고 65층, 5175가구 규모의 'ONE City'로 제안했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 1~7차, 10·13·14차와 대림빌라트 등 기존 3934가구를 다시 짓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5조5610억원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가운데서도 사업 규모와 상징성이 큰 사업지로 꼽힌다.


현대건설이 이번 사업에서 앞세운 것은 단순한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다.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이 가진 시간이다. 압구정 현대는 1970년대 한강변 고급 주거지의 출발점에 놓인 단지였다. 현대건설은 새 단지명을 '압구정 현대'로 확정했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표권 출원에 나섰고, 등록 이후 조합이 해당 명칭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압구정3구역은 기존 아파트를 새 단지로 바꾸는 사업을 넘어, 한강변 생활권을 다시 짜는 도시형 재건축으로 제시됐다. 현대건설이 내놓은 청사진은 'ONE City'다. 주거동과 한강 조망, 커뮤니티, 이동 서비스, 배송 로봇, 생활 인프라를 한 사업지 안에 묶는 구상이다.


입주민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차량을 호출하는 DRT 무인셔틀, 스마트 주차, 비대면 배송 로봇, 생활 지원 모빌리티, 24시간 안전 관리 기술 등이 포함됐다. 단지 안에서 이동, 배송, 보안, 생활 편의 기능을 연결해 하나의 도시처럼 운영하겠다는 방향이다.


현대건설이 '도시'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175가구가 한강변에 새로 들어서고, 최고 65층 스카이라인이 압구정의 외관을 바꾼다. 단지 내부에는 커뮤니티와 이동 동선, 상업시설, 산책로, 생활 서비스가 연결된다. 현대건설은 'ONE Scene' 설계를 통해 압구정 현대의 헤리티지를 건축 디자인으로 재해석하겠다는 방향도 내놨다.


이번 사업은 현대건설에도 상징성이 크다. 압구정 현대를 처음 지은 회사가 같은 땅에서 새 압구정의 설계안을 들고 나온 구도여서다. 기존 단지는 재건축 절차를 밟지만,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이 쌓아온 상징을 새 사업 구상 안에 남기는 쪽을 택했다. 새 단지명 확정과는 별개로, 이번 제안의 중심에는 압구정 현대의 계승이 놓여 있다.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 시공사 선정 1·2차 입찰에 모두 단독 참여했다. 두 차례 입찰이 유찰되면서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 절차에 따라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현대건설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이 곧바로 시공사 지위 확보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조합원 총회 절차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앞서 압구정2구역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다. 압구정3구역까지 더하면 한강변 압구정 재건축의 중심축에 현대건설 이름이 다시 걸린다. 1970년대 압구정 현대를 세웠던 회사가 반세기 뒤 5조5610억원 규모의 새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절차 앞에 다시 섰다. 조합은 5월 25일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안건을 다룬다.


압구정3구역 투시도 / 사진제공=현대건설


세계적 건축 거장과 협업한 랜드마크 설계 'ONE Scene' / 사진제공=현대건설


사진제공=현대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