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넣는다. 그러나 증자 이후에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의 최소 자기자본 기준까지는 8천억원가량이 더 필요하다.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기준과 비교하면 부족분은 1조8천억원가량으로 커진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가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우리투자증권의 자본총액은 2조2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자본 규모 기준 업계 11위권이다.
이번 증자는 우리투자증권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자본 확충이다. 회사는 2024년 8월 출범 당시 2030년 종투사 도약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증자는 그 목표를 향한 첫 자본 투입에 가깝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등 요건을 갖춘 증권사가 지정 대상이다. 지정 이후 기업 신용공여 등 업무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발행어음 업무까지 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12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의결했다.
자본 투입과 별개로 이익 격차도 크다. 2026년 1분기 KB증권은 3478억원, 신한투자증권은 2884억원, 하나증권은 10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40억원이었다. KB증권의 4.0%, 신한투자증권의 4.9%, 하나증권의 13.6%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순이익이 줄어든 분기에 증권 자회사 증자를 결정했다. 우리금융의 2026년 1분기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중동 지역 정세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유가증권·환율 관련 이익 감소, 해외법인 관련 일회성 충당금이 반영됐다.
우리금융은 1분기 실적에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개선을 앞세웠다. 1분기 말 CET1은 13.6%로 작년 말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고치이자 중장기 목표인 13%를 넘긴 수치다. 회사는 모험자본 투자와 생산적 금융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CET1 개선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의 근거가 된다. 동시에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에 1조원을 투입하고,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도 추진하고 있다. 자본비율은 높아졌지만 증권 증자와 보험 재편에 들어갈 자본 부담도 함께 커졌다.
우리금융은 증권과 보험을 키워 은행 중심 수익구조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왔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증자 이후에도 종투사 기준에 미달한다. 보험은 편입 이후 통합과 자본관리 과제가 남는다. 우리금융은 이익 기여보다 자본 투입을 먼저 반영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추가 자본 확충 규모와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