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30조 손실" 말한 삼성전자 노조위원장, 총파업 앞두고 동남아 휴가 떠나

삼성전자 최대 노조위원장이 총파업을 앞두고 동남아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다음달(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앞서 결의대회에서 "18일간 파업 시 최대 30조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최근 동남아로 일주일 일정의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조합원 약 7만4천명이 가입한 삼성전자의 유일 과반노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 노조동행까지 포함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안에서도 최대 노조다.


논란이 된 것은 휴가 시점이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 추산 4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18일간 파업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에 최대 30조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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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준 요구 규모가 약 4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반도체 부문 국내 임직원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6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연구개발비(R&D) 37조7548억원보다 큰 규모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파업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위원장이 해외 휴가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자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게시판에는 "파업을 끝내고 가든 회사랑 결론을 내고 가든 해야 한다", "집회 잘 끝내고 파업 준비해야 하는데 중심을 잡아야 할 위원장이 장기 휴가라니 타이밍이 많이 아쉽다"는 취지의 반응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글도 논란을 키웠다. 최 위원장은 전날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참여를 요구했다. 해당 글은 최 위원장이 휴가 중이던 시점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상대로 30조원 손실 가능성을 언급하고 조합원에게 총파업 참여를 요구한 시점에, 노조위원장이 해외에 머문 사실이 알려진 셈이다. 파업 불참자를 겨냥한 글까지 휴가 중 올라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조 지도부의 책임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는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회복 못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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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AI 반도체 경쟁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메모리 투자, 첨단 공정, 패키징, 인력 확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비를 웃돈다. 총파업 예고와 30조원 손실 발언 이후 노조위원장의 해외 휴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업을 이끄는 지도부의 처신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