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발암물질 1군 '죽음의 열매' 빈랑, 한국서 불법 유통

경기 용인의 한 대학가 중국 식품점에서 '죽음의 열매'로 불리는 빈랑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수입과 유통이 전면 금지된 1급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불법 유통이 이뤄지고 있어 당국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23일 밤 경기 용인의 한 대학 앞 중국 식품 전문 수퍼마켓에서는 '허청톈샤빈랑(和成天下檳榔)' 제품이 진열대에 공공연히 놓여 있었다.


제품 봉투에는 빈랑 20여 개가 들어 있었으며, 가공 방식에 따라 1만1000원부터 2만5000원 사이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과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중국 식품점에서도 동일한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빈랑 / gettyimagesBank


빈랑은 손가락 두 마디 길이의 짙은 갈색 열매로, 씹으면 처음에는 민트와 같은 상쾌함을 주지만 곧 강한 쓴맛과 함께 혀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각성과 흥분 상태를 유발하는 특성이 있다. 강한 중독성으로 인해 전 세계 약 7억 명이 빈랑을 섭취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주로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빈랑에 포함된 아레콜린 성분의 발암성을 인정해 2003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국제 의학 전문지 '랜싯'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구강암 환자 8222명 중 90%가 빈랑을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난성은 허난성에서 재배된 빈랑 열매의 주요 가공 지역이자 최대 소비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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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2년 전부터 국내에서 배달 앱을 통한 빈랑 불법 유통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빈랑 규제를 강화하면서 판로가 막힌 제품들이 인근 국가로 밀수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2021년 빈랑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했고, 2022년부터는 판매를 중단하며 시중 상품 수거에 나섰다. 하지만 최대 생산지인 허난성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재배는 허용하고 있어, 갈 곳을 잃은 재고가 주변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빈랑은 밀수된 것이 맞지만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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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최근 중국인 유학생들을 통해 빈랑이 일본 청년층에게 확산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의 중국 식품점에서 빈랑이 공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제기된 중국 식품점들에 대한 방문 조사를 실시하고 철저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단속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