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지정 재활병원에서 가습기에 락스가 투입되는 사고가 발생해 환자가 폐 손상을 입었으나, 병원 측이 "간호사 실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뇌출혈로 치료받던 60대 아버지를 지난 1월 경기 광주시 한 복지부 지정 재활병원으로 옮겼다.
A씨의 아버지는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고, 목에 구멍을 뚫는 기관 절개 수술까지 받은 상태였다. 병원 측은 병상 옆에 가습 장치를 설치하고 간호사들이 수시로 멸균 증류수를 보충했다.
그러나 입원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A씨는 담당 의사로부터 '가습기에 누군가 락스를 넣은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간병인이 "락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증류수 색깔도 이상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확인 결과 가습기에 락스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가습기는 최소 30시간 이상 작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퇴사한 간병인이 락스를 증류수 통에 옮겨 담아 보관해 두었는데 이를 야간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이를 증류수로 착각해 가습기에 채워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버지는 사고 이후 폐렴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열이 없는 상태인데 염증이 보인다"며 화학적 손상에 의한 폐렴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초기에는 과실을 인정하는 듯했으나, 합의 과정에서 태도를 바꿨다. 당초 협조적이었던 병원 측은 "비영리 단체라 보험 처리를 해야 한다"며 A씨가 제시한 합의금 지급을 거부했다. 또 피해자 가족이 관리 책임을 묻자 "간호사 개인의 실수일 뿐 병원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A씨가 증거 보존을 요청한 핵심 증거물인 락스 용기를 변색 등의 이유로 임의 폐기했다. 병원 측은 "약 2주간 보존했으나 연두색으로 변색하는 등 심각한 상태 변화가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해 폐기했다"며 "대신 사진은 촬영해 뒀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시 간호사는 저조도 환경에서 액체 색을 판별하지 못했다"며 "마스크를 착용해 냄새 판단도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 환자는 현재 강력한 항생제 처방에도 반응하지 않는 원인 불명의 발열 증세가 지속돼 다른 종합병원 응급실로 긴급 전원된 상태다.
피해자 딸 A씨는 만삭의 몸으로 뇌경색 투병 중인 어머니까지 돌보며 병원 측과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A씨는 "병원 시스템 문제가 매우 큰데도 간병인과 간호사 실수일 뿐이라고 말해 당황스럽다. 아직도 락스 넣은 간호사가 누군지 모른다"며 병원을 상대로 본격적인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