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와인 시장 식어도 이마트는 10% 성장...신세계 '투트랙' 통했다

국내 와인 시장이 코로나19 특수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와인 매출은 지난해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액은 줄고 수입량은 늘어나는 시장 변화 속에서 이마트가 가격대별 상품 구성을 넓힌 결과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신세계L&B, 와인앤모어를 앞세워 대중 와인과 프리미엄 와인 수요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최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4억3428만달러로 전년보다 6.0% 줄었다. 반면 수입량은 5만6634t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금액은 줄었지만 물량은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고가 와인과 홈술 수요가 동시에 커졌던 시장이 가격 부담을 따지는 데일리 와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마트 와인 매장 / 사진제공=이마트


시장 전체가 성장하던 시기, 유통사는 와인을 다량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금은 소비자가 가격을 더 따지고, 수입사는 환율과 물류비 부담을 떠안고, 유통사는 매대 효율과 재고 회전율을 함께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마트는 이 구간에서도 매출 반등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의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늘었고, 트레이더스도 약 8% 신장했다. 관계자는 "국내 와인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 속에서도 이마트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024년 7월부터 통합매입 체계를 시행했다. 매입 규모를 키워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대형 행사를 사전에 기획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와인장터에서는 일부 상품을 해외 평균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놨고, 1만원 미만 와인과 3병 2만원 행사도 전개했다. 이마트는 저가 와인과 묶음 행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도 산지와 품종을 구분한 상품을 함께 내놨다.


저가 와인만 앞세운 것도 아니다. 이마트는 와인장터와 '와인그랩'을 통해 매장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상품도 함께 다뤘다. 와인그랩은 픽업 일자와 점포를 선택한 뒤 상품을 미리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대중 가격대는 오프라인 매대에서, 프리미엄 수요는 사전 구매와 픽업 방식으로 대응하는 구조다.


신세계L&B도 사업 구조를 와인 중심으로 다시 정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신세계L&B의 2025년 상반기 매출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799억원보다 1.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었다. 제주소주 매각, 위스키·발포주 라인 정리, 비효율 사업 축소 이후 본업인 와인 유통에 힘을 쏟았다. 


사진제공=신세계


와인앤모어 점포 수도 늘어나고 있다. 2024년 9월 58개였던 점포는 지난해 67개로 늘었다. 신세계L&B는 이마트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편의점,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판로를 넓히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와인을 파는 창구가 여러 개라는 점에서 선택지가 넓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일상적으로 마시기 좋은 대중 와인을 맡고, 와인앤모어는 더 다양한 산지와 품종을 찾는 열정적 와인 매니아를 상대한다. 신세계L&B는 해외 와인을 들여오고, 각 채널에 맞는 상품을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