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지난 23일 총결의대회 이후 반도체 생산 실적이 줄었다는 자체 집계치를 공개했다. 사측이 성과급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예고한 18일간의 총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는 23일 열린 총결의대회 영향으로 야간 교대 근무 시간대 메모리 팹 생산 실적이 18.4%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총결의대회에는 조합원 약 4만명이 참석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 라인별 생산 실적 감소율은 화성사업장 15라인 33.1%, 16라인 11.3%, 17라인 13.1%였다. 평택사업장에서는 P1D 23.1%, P1F 10.0%, P2D 24.6%, P2F 3.2%, P3D 1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운드리 라인의 감소 폭은 더 컸다. 노조는 파운드리 팹 생산 실적이 58.1% 줄었다고 주장했다. 라인별로는 기흥 S1이 74.3%, 화성 S3가 67.8%, 평택 S5가 42.7% 감소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라인의 생산 차질 폭이 더 크게 나타난 배경으로는 인력 의존도가 거론된다. 파운드리 공정은 메모리 라인에 비해 웨이퍼 이송 장치 등 자동화 설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근무 인력 이탈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앞서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회사 생산 손실 규모가 30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총결의대회 이후 생산 실적 감소 수치를 공개한 것도 다음 달 총파업을 앞두고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공동투쟁본부는 현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고,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300조원으로 볼 경우, 노조 요구안에 따른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원 규모가 된다.
노조는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화학물질 누출 등을 막는 안전 보호 시설 운영 인력까지 쟁의행위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거론하며 생산 차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총파업 첫날인 다음 달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성과급 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전면에 등장한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가 생산 실적 감소 수치를 직접 공개하면서, 다음 달 총파업 전까지 사측과의 협상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