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의 후손이 친일 재산을 팔아 챙긴 대금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무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임선준의 후손을 상대로 제기한 친일 재산 매각 대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2일 임씨의 후손이 친일 재산을 매각해 얻은 약 5300만원 상당의 이익을 국가에 돌려주라는 법무부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다. 이번 소송의 대상이 된 토지는 경기 여주시 소재 8필지로, 임씨가 1912년쯤 취득한 땅이다.
후손들은 이 토지를 상속받은 뒤 1993년부터 2000년 사이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월 매각 대금을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냈다.
임선준은 과거 고종 황제의 강제 퇴위와 한·일 신협약 체결을 주도하며 일제에 협력한 인물이다. 그 대가로 자작 작위와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았으며, 이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다.
이번 판결은 법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법무부는 '친일파 후손이 소멸시효를 주장하며 재산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권리 남용'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확립된 이후, 국가가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단 1원의 친일 재산이라도 끝까지 환수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국회에 계류 중인 친일재산귀속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