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모두 재무 부담 관리가 과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두 그룹을 두고 신용평가사가 짚은 부담의 성격은 달랐다.
지난 15일 NICE신용평가는 웹세미나에서 한화는 방산·조선의 이익창출력이 차입 부담을 완충하고 있다고 봤고, 롯데는 석유화학 부진 장기화 속에 롯데렌탈 매각 지연과 신종자본증권, PRS 같은 부채성 자금조달이 겹치며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는 실적이 먼저 보인다. NICE신평은 한화그룹의 2025년 매출을 약 64조원, 영업이익을 3조원대 중반으로,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을 각각 44조원, 30조원으로 제시했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은 5.2배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약 90%는 방산과 조선에서 나왔다.
롯데는 실적과 조달이 함께 부담으로 잡힌다. 롯데케미칼은 회사 발표 기준으로 2022년 7584억원, 2023년 3332억원, 2024년 8948억원, 2025년 9436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냈다. NICE신평은 지난해 롯데그룹 총차입 규모를 46조원으로, 전년 대비 1조5천억원 감소한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영업현금흐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총차입은 줄었지만 최근 조달 흐름은 이전과 차이가 있다. 롯데그룹의 최근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5700억원으로 집계된다. 호텔롯데 2200억원, 롯데지주 1500억원, 롯데컬처웍스 1천억원, 롯데GRS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각각 500억원이다.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활용한 1200억원대 PRS도 병행했다.
롯데케미칼의 차환 구조는 더 직접적이다. 롯데케미칼은 4월 28일 4천억원 규모 3년 만기 사채를 발행할 예정인데, 신한·KB·하나·우리은행 지급보증을 붙여 AAA 등급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택했다. 담보는 서울 잠실에 자리한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다. 이번에도 일반 회사채 대신 보증채 구조를 선택했다.
롯데렌탈 매각도 멈춰선 상태다. 롯데렌탈은 2025년 3월 12일 공시에서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전날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5729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는 2026년 1월 26일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지분 63.5% 취득 기업결합을 금지했다. 남은 변수는 롯데렌탈 매각 재설계와 추가 자본성 조달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