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의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로 했지만,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최대 15척으로 묶는 강력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과의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하루 15척 이하로만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모든 선박의 이동은 이란 당국의 승인과 특정 프로토콜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에 포함된 프로토콜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직접적인 통제와 대체 항로 이용 방침을 골자로 한다.
이란 측이 제시한 새 항로는 오만 영해를 지나는 기존 경로가 아닌, 군사기지가 밀집한 라라크섬 인근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이란 매체가 공개한 해도에는 기존 항로가 '위험 구역'으로 분류돼 사실상 통행을 금지했다. 이란 정부는 이 같은 방침을 역내 주요국들에 공식 통보한 상태다.
폭 34㎞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오가는 핵심 물류 거점이다.
지난 2월 말 분쟁 발발 이후 이어진 이란의 해협 봉쇄는 국제 유가 급등을 촉발하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번 '제한적 개방'이 파키스탄에서 열릴 종전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휴전 범위를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습을 언급하며 레바논 역시 휴전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은 휴전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