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제79회 영화제 공식 초청작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 영화가 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이후 4년 만의 성과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마을 청년들에게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주민들이 믿기 힘든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배우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합류한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이번 진출로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모든 장편 연출작이 칸의 부름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8년 '추격자'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황해'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2016년 '곡성'이 비경쟁 부문에 초대된 바 있다.
'호프'는 그가 칸에서 처음으로 경쟁 부문 티켓을 거머쥔 작품이다. 나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영광이다. 남은 시간 동안 분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칸에서 첫선을 보인 뒤 올여름 국내 관객을 만난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도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돼지의 왕', '부산행', '반도'에 이어 연 감독의 네 번째 칸 입성이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속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기괴하게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았으며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반면 정주리 감독이 연출하고 안도 사쿠라와 김도연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던 '도라'는 공식 초청 명단에 들지 못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2일 개막작 '라 베뉘스 엘렉트리크'를 시작으로 25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높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