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도조차 한 적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9일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문건'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헛웃음을 지으며 "단전·단수를 시도한 적도 없고 관련 장소에 군경을 배치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해당 문건은 본 적도 없다"고 일축하며, 구두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단전·단수를) 할 생각도 없는데 구두로 왜 지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여론조사기관 '꽃'에 병력을 투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김 전 장관의 요청을 직접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민주당사와 꽃에 가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민간기관은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영장이 있어야 하니 턱도 없는 행동 하지 말라'고 직접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이 전 장관이 유혈 사태 발생 가능성과 부처 소관 업무 등을 우려하며 대통령에게 숙고를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재판 말미에 이 전 장관은 계엄의 위법성 인지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당시 국무회의 참석자 중 대통령의 선포를 듣고 위헌·위법성을 떠올린 사람은 없었다"며 "다만 국민 반응이나 후폭풍을 걱정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받고 실행하려 한 혐의와 과거 탄핵심판에서의 허위 증언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결심 공판을 열고 특검팀의 구형과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