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를 털어낸 남양유업이 주주환원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체질 변화를 선언했다.
전(前) 오너 일가가 회사에 낸 피해 변제 공탁금을 내부 유보금으로 남기지 않고 전액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과거의 리스크를 털어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13일 남양유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결산배당과 특별배당, 자사주 취득을 포함한 총 31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경영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직후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이벤트성 조치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환원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약 82억 원 규모의 특별배당이다.
해당 재원은 홍원식 전 회장 일가가 횡령·배임 관련 재판 과정에서 회사 측에 피해 변제 명목으로 맡긴 공탁금이다.
남양유업 측은 해당 공탁금이 전 오너 일가의 위법 행위로 발생한 회사와 주주의 피해를 변제하기 위한 것인 만큼, 훼손된 기업 가치를 되살리고 주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를 전액 환원하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산배당 규모 역시 대폭 확대됐다. 남양유업은 이번 사업연도 결산배당 규모를 전년(약 8억원) 대비 3.75배가량 늘어난 약 30억 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성향은 42.25%다.
특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친 총배당 규모는 약 112억 원에 달한다.
특히 배당 설계 과정에서 조세특례제한법상 요건을 고려해, 주주들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누려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당과 함께 주가 부양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카드도 동시에 꺼냈다.
남양유업은 보통주 32만 2476주, 우선주 11만 7312주를 취득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단순 매입에 그치지 않고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전량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1주당 가치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한 조치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측 역시 자사주 소각 이후 거래 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유동성 변화를 고려한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은 이러한 남양유업의 체질 개선 노력에 즉각 화답했다. 13일 오후 기준 남양유업의 주가는 310억 원 규모 주주환원 확정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8~10%대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과거의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한 상징적 결정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이번 대규모 주주환원 패키지는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