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6일(금)

DB손해보험, 내부거래가 주총 의제로... 감사위원 2석 표심, '밸류업'까지 흔든다

DB손해보험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과 맞붙었습니다. 


얼라인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 사외이사 2인 선임과 내부거래위원회(전원 사외이사 구성) 재설치, 그리고 회사의 '밸류업 계획' 재공시를 주주제안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기 주총은 오는 20일 서울 중구 DB손해보험 초동사옥에서 열립니다.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2석의 분리 선출 안건입니다. 회사 측 후보(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부사장,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와 얼라인 측 후보(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최흥범 전 삼정KPMG 파트너) 등 총 4명 중 득표 상위 2명이 선임되는 구조로, 2석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DB손해보험 사옥 / 사진제공=DB손해보험


손보업계에서도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두고 쟁점이 선명하게 맞붙는 구도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얼라인의 핵심 논리는 '실적 대비 저평가'입니다. 회사가 최근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PER 5.4배, 조정 PBR 0.4배 수준에 머물러 비교 대상 손보사 대비 낮다는 주장입니다. 원인으로는 비효율적 자본 배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그리고 구조적인 내부거래 문제를 지목했습니다. 얼라인은 지분 약 1.9%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 같은 제안을 공식화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내부거래입니다. 얼라인은 DB손보 금융계열사가 DB Inc. 및 IT 계열사 등에 지급한 내부거래 대금과 상표권 사용료 규모를 제시하며(2018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6020억원), '이익이 주주환원보다 내부거래로 유출될 유인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과거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가 폐지한 이력도 함께 거론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DB손보가 이번 주총에서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그룹 오너 리스크도 부담 요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DB 기업집단 동일인 김준기 창업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 제출 과정에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회사를 누락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 고발을 결정했습니다. 


DB손해보험


이 사안 자체가 손보 경영진의 직접적 책임으로 단정되지는 않더라도, '지배구조 투명성'과 '내부거래 감시'가 핵심 화두로 떠오른 시점인 만큼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측 대응도 공개됐습니다. DB손보는 5일 주주서한과 주총 참고자료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얼라인 측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회사는 얼라인 추천 후보들에 대해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기존 이사회 체제에서의 주주환원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20일 주총의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사외이사 2석 중 얼라인 추천 인사가 실제로 이사회에 진입하느냐, 그리고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와 밸류업 계획의 실효성을 두고 회사가 주주들에게 어느 수준의 제도적 답변을 내놓느냐입니다. 결과에 따라 DB손보의 기업가치 재평가 속도뿐 아니라, 손보업계 전반의 거버넌스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