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3일(화)

'핸드크림 20억' NH농협생명 횡령 고발... 박병희 대표 결재 '윗선 비리'로 번지나

금융감독원이 NH농협생명의 '핸드크림 납품 비리 의혹'과 관련해 부장급 직원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금감원이 횡령 혐의를 특정해 수사 자료를 넘긴 가운데, 사건이 실무자 일탈로 마무리될지, 경영진이나 윗선으로 확대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NH농협생명 부장급 직원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현장 검사 결과 횡령액을 수억 원 규모로 특정하고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2월 체결된 고객 사은품용 핸드크림 10만 세트, 총 20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입니다. 세트당 단가 2만 원으로 계약됐으나, 실제 납품 기한인 2025년 2월까지 입고된 물량은 절반인 5만 세트, 10억 원어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5만 세트는 내부 감사 착수 직후인 같은 해 8~9월에야 늦게 납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H농협생명 / 뉴스1


금감원은 단가를 부풀려 발생한 차액, 수억 원이 횡령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납품 업체가 전남 완도 소재 'OO살롱'으로, 대표가 대기발령 중인 농협생명 3급 직원의 친여동생이라는 점에서 특혜 및 구조적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형 보험사가 유통 실적이 없는 미용실과 거액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내부 통제가 붕괴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계약의 최종 결재자는 당시 부사장이던 박병희 현 NH농협생명 대표였습니다. 이에 따라 실무자 단독 범행이 아닌 경영진의 묵인 또는 지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병희 당시 부사장의 내부 조사 진술을 인용해 "'나는 챙긴 게 없고 11층, 농협중앙회장실에 갖다 줬다'"고 했다며 상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비리 혐의가 굉장히 짙다"며 엄정 조치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금감원은 행정 조사 권한의 한계로 횡령금의 최종 사용처와 자금 흐름까지는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강제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계좌 추적이나 압수수색 등을 통해 비자금의 종착지를 밝힐 경우, 사건 규모가 농협 금융지주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NH농협생명 측은 경영진 연루나 상납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실무자 개인의 일탈로 판단하고 있으며, 내부 통제 강화와 채권 보전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론에 공개된 박 당시 부사장의 내부 조사 진술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검찰 수사 착수 이후 구체적인 후속 조치, 예컨대 압수수색이나 기소 여부 등에 대한 추가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박병희 대표의 리더십과 농협생명의 신뢰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 / 사진제공=NH농협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