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거취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연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단순한 연임 여부로 끝날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숫자만 보면 이 대표가 내세울 카드는 충분합니다. 취임 첫해인 2024년 457억 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후 첫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14억 원으로 전년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순이자마진(NIM)은 2.56%로 소폭 상승했고, 여신 잔액 15조4000억 원, 수신 잔액 30조4000억 원, 보통주자본비율 15.44%로 외형 성장과 자본 건전성 모두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성과의 내용도 탄탄합니다. 광주은행과 함께한 ‘함께대출’은 출시 1년 만에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나눠모으기 통장’과 하나카드 제휴 ‘WIDE카드’는 고객 유입을 이끌었습니다. WM 부문은 제휴사 9곳, 약 2000개 상품으로 누적 연계금액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3분기 비이자수익은 12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습니다. 고객 수는 1370만 명으로 23% 늘었고, MAU는 981만 명으로 확대됐습니다. 최근에는 전체 고객이 1600만 명 수준까지 늘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발생한 사고입니다.
지난해 재무조직 팀장이 27억8000만 원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첫 범행 이후 약 2주간 은행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6월 13일 2차 범행 이후에야 자체 시스템이 이상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해당 직원이 사망하면서 형사 절차는 중단됐고, 일부 자금은 회수되지 못했습니다. 흑자를 기록한 은행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통상 3년 주기인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1년 앞당겨 실시했고, 결과는 최하위 등급인 ‘미흡’이었습니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전담 인력이 고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KPI 체계가 실적과 외형 성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안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3월 초 최종 후보를 공시한 뒤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업계 관측은 대체로 연임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재무와 테크를 동시에 이해하는 인물이 드물고, 글로벌 진출과 자체 신용평가모형(TSS) 고도화 등 중장기 과제도 전략의 연속성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최근 연임을 택한 흐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흑자가 곧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금리 환경 호조가 실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구조적 경쟁력이 실제로 자리 잡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조달 비용 부담, 시중은행의 비대면 강화 등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습니다.
이사회가 3월에 내릴 판단은 이 대표 개인의 거취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실적을 인정하며 성장 속도를 이어갈지, 실적 이면의 통제 체계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먼저 점검하겠다는 신호를 보낼지의 문제입니다.
실적은 연임의 강력한 명분이지만, 통제 체계는 그 이상의 조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결정은 토스뱅크의 다음 장을 결정짓는 방향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