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7일(금)

죽은 아기 호랑이 '과거 영상' 올리며 기부금 구걸하다 딱 걸린 중국 동물원의 '황당한 변명'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이미 폐사한 새끼 호랑이를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 기부금을 모금했다 발각돼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푸양시에 위치한 사설 동물원인 푸양 중앙 동물원이 죽은 새끼 호랑이의 과거 영상을 이용해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지방 당국은 지난 10일 해당 사건을 확인하고 동물원 운영을 중단하며 동물원장에 대한 시정 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 누안누안 / SCMP


동물원의 이러한 불법 모금은 한 예리한 누리꾼이 호랑이 사육사 장리나가 새끼 호랑이를 생중계할 때 예전 영상을 재사용하거나 다른 호랑이 새끼를 촬영한 것을 발견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알고보니 인기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 '누안누안'은 이미 고양이 디스템퍼(범백혈구감소증)로 사망했고, 동물원은 그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고양이 디스템퍼는 고양잇과 동물에게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주로 고양이 파보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합니다.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이나 오염된 환경을 통해 쉽게 퍼지며, 전염성이 강하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새끼 고양잇과 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운영이 중단된 동물원의 주요 수입원은 성인 20위안(약 4천 원), 어린이 10위안(약 2천 원)의 입장료 보다는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들의 기부금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로 27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사육사 장씨의 계정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그는 시청자들에게 가상으로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대가로 기부금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방송에서 동물원에 20마리가 넘는 호랑이가 있으며, 25위안(한화 약 5천 원) 정도의 기부금으로 호랑이 먹이용 닭 한 마리를 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호랑이 한 마리당 약 200위안(약 4만 원)의 비용이 든다며 필요한 만큼의 기부금만 받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 누안누안 / SCMP


공식 발표 이후 장씨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는 누안누안의 죽음을 숨긴 것은 관객을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신이 겪었던 슬픔을 관객들이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진실을 숨기자는 아이디어는 동물원장 우슈링의 제안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우씨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다른 새끼 호랑이에게도 누안누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동물원 측은 죽은 호랑이에 대한 기부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부인하며, 호랑이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만 사과했습니다. 또한 누안누안의 치료 영상과 동물 관리 비용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 새끼 누안누안 / SCMP


이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동물원이 돈을 벌기 위해 동물들을 생중계하고, 죽은 동물까지 이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민간 동물원이 사업을 유지하고 동물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동물원 측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