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3월 7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 시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스포니치아넥스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WBC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한일전 시구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간사이 출신으로 고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다카이치 총리는 간사이 지역을 대표하는 한신 타이거즈의 열성팬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2003년에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신 타이거즈의 우승을 축하하며 팀의 상징인 호피 무늬 의상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야구에 관심이 많은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함께 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의 활약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단하다"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정상은 야구 경기에 몰입한 나머지 예정된 회담 시작 시간보다 10분 늦게 입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을 때 다카이치 총리는 SNS를 통해 "내가 응원하는 한신 타이거즈가 일본시리즈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일본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은 정말 기쁜 소식"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습니다.
오타니와 야마모토 등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하는 WBC에 '야구광' 다카이치 총리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약 10년 가까이 앓아온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최근 중의원 선거 기간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유세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선거 기간 치료를 받기 위해 예정됐던 NHK 방송 출연을 취소하거나, 오른손 보호대를 착용한 채 일정을 소화했으며, 다섯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도 직접 마이크를 잡는 투혼을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계속해서 손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행사에서 '플레이볼'을 외치는 방식도 별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손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시점과 장소인데다 야구라는 소통 창구를 활용해 일본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지지세를 재확인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일본 야구대표팀은 다음달 7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 한국전에 좌완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를 선발 투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6일 대만과의 첫 경기에는 야마모토가 등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2023년 WBC 한일전에서는 기시다 전 총리가 시구자로 나선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4대 13으로 대패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시구가 성사된다면 두 대회 연속 일본 총리가 한일전 시구를 진행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