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1일(일)

전기가 돈 되는 시대 왔다... HD현대·LS·효성, AI發 전력 패권 올라타

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종 전반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기 회복이라기보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력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며 수요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흐름을 전통적인 업황 반등이 아닌 "전력망 투자 슈퍼사이클의 초입"으로 보고 있습니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확산, 미국 중심의 산업 리쇼어링, 초고압 송전망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만든 직접 수요...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중심 수익성 레벨업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송배전 설비 투자가 함께 늘어나며 전력기기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빅테크 기업과의 거래 확대를 통해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북미 매출 비중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SK증권은 2026년 매출 약 4조 7천억원, 영업이익 1조 2천억원 수준을 예상하며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폭이 더 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가격 상승과 고수익 지역 매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장비 산업 초기 사이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동안 유틸리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하던 데이터센터 시장이 앞으로는 빅테크와의 직접 거래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꼽힙니다.


리쇼어링과 산업투자 확대의 교차점... LS일렉트릭, 가장 넓은 수요 기반


사진제공=LS일렉트릭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 역시 전력기기 수요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세울 경우 변압기와 배전 설비 수요가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SK증권은 LS일렉트릭이 유틸리티 시장뿐 아니라 빅테크와 산업투자까지 동시에 연결된 구조를 강점으로 평가했습니다.


다양한 수요처와 맞닿아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조적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2026년 매출은 약 6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 역시 30%대 성장이 예상됩니다. 또한 직류(DC) 전력 기술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해 향후 전력망 패러다임 변화에서도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초고압 시장 개화의 핵심 수혜... 효성중공업, 765kV라는 진입장벽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300~500kV급 송전망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지고, 더 높은 전압의 765kV 초고압망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SK증권은 미국 765kV 송전망 구축이 시작되는 시점을 구조적 성장의 출발점으로 평가했습니다.


글로벌에서 765kV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해 기술 장벽이 높고,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영역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는 2026년 중공업 부문 매출 약 4조 8천억원과 영업이익률 상승을 전망하며, 증설 투자와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멤피스 공장 등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 역시 중장기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전력은 AI 시대의 인프라"... 경기민감 산업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세 기업의 사업 영역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전력 수요의 질적 변화라는 하나의 흐름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력기기 산업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전통적인 장치산업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AI·디지털 경제를 떠받치는 기반 인프라 산업으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평가입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이른바 '전력 패권' 경쟁에 올라탈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력망 투자는 한 번 시작되면 수년에서 수십 년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한 송배전 설비 교체와 증설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기 호황이 아니라 "전기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만든 구조적 수요"로 보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GettyimagesKorea


반도체가 정보를 처리하는 산업이라면, 전력기기는 그 산업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물리적 기반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돈의 시대가 가고 에너지의 시대가 온다"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그가 강조한 에너지의 핵심 역시 '전력'입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더 빠른 연산뿐 아니라, 그 연산을 멈추지 않게 하는 안정적인 전력망입니다. 판이 바뀌는 시대가 오는 지금, '전력' 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세 기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