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3일(화)

97세 전수경 父, 익사·뇌염으로 두 아들 잃은 사연... "통곡하며 세상 원망"

배우 전수경이 97세 아버지의 가슴 아픈 과거사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지난 4일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에서 전수경과 그녀의 97세 아버지가 출연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수경의 아버지는 올해 97세로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한국전쟁까지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증인입니다. 6.25 참전용사인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로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등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활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


이날 전수경은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 사진이 담긴 앨범을 펼쳐봤습니다. 어릴 적 전수경이 어떤 딸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아버지는 "보물이다. 내가 무슨 학비를 보태줬나. 자기가 자발적으로 장학금 타서 혼자서 알아서 했다"며 딸 자랑을 했습니다. 또한 전수경의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갔을 때 배우들이 인사하자 어깨가 으쓱해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전수경은 58년 전 촬영된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전수경은 "어렸을 때 사실 저는 오빠랑 저만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초등학교 때쯤 가족 사진첩을 보다가 옛날 오빠들 사진을 보게 된 거다. 그때 엄마가 그렇게 된 사연을 얘기해주셨다"고 말했습니다.


전수경은 "살짝 궁금했다. 아버지 늘 명랑하시고 인생의 모든 것에 초연하신데 아무리 밝은 아버지여도 자식을 떠나보낼 때 심정은 무너지듯 아팠을 텐데. 그때 아버지는 어땠을까? 그거 어떻게 극복했을까가 궁금하다. 근데 그렇게까지 깊이 들어갈 만한 대화를 나눌 용기도 없었다"며 그동안 자세한 가족사를 묻지 못했던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첫째 아들의 사고에 대해 전수경의 아버지는 "11살인가 12살인가, 점심 먹고 있는데 첫째 아들 친구가 놀러 왔다. 수영하고 미꾸라지 잡는다고 불렀다. 나가서 1시간 됐을까, 강변에 6.25때 폭탄 맞아서 생긴 웅덩이들이 있다. 소식을 듣고 뛰어갔는데 (아들의 시신을) 갖다가 놨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회상했습니다.


아버지는 "인생이 이럴 수 있냐고 땅을 쳐봐야 소용 있나. 거기서 통곡하고 나 혼자 날뛰다가 누가 부축해 줘서 와서 진정됐던 건 생각이 나는데 겨를이 없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당시의 절망감을 토로했습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


전수경이 "큰오빠는 물에 빠져서 갔는데, 둘째 오빠는 난 모르겠다. 왜 그랬나"라고 둘째 오빠의 사망 원인을 묻자, 아버지는 "둘째는 뇌염이다. 모기는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게 그때 또 뇌염이 유행했다. 그렇다고 설마 생명까지 그럴 줄 누가 알았나"라고 답했습니다.


병원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둘째 아들을 잃게 된 아버지는 "세상도 원망도 해봤고 우리 운명도 생각해봤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시련을 겪어가며 세월을 보낸 거다. 그러다 보니까 추억이 됐고, 요즘 또 얘기가 나오면 새삼스럽게 과거가 생각나고. (옛 생각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산 거다"라며 평생 간직해온 상처와 이를 극복해온 과정을 담담히 들려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