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31일(토)

"의사가 처방한 약 먹었는데"... 전신 피부 87% 잃고 '실명'한 여성

미국의 한 여성이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일반적인 항경련제를 복용한 후 발생한 부작용으로 전신 피부의 대부분을 잃고 시력을 상실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이 여성은 약물 복용 후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이라는 희귀 질환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는 에밀리 맥앨리스터(30)는 2022년 9월 병원에서 항경련제 라모트리진을 처방받았습니다. 라모트리진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약물로, 뇌전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며 조울증 치료에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 복용 16일 차에 맥앨리스터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건조해지고 얼굴에 부종이 생겼으며, 다음 날에는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얼굴에 큰 발진이 발생했고, 전신으로 번져나갔습니다.


흔히 처방되는 항경련제 복용 이후 발생한 희귀 중증 약물 부작용으로, 30대 여성이 전신 피부의 대부분을 잃고 영구적 실명에 이른 사례가 보고됐다. / 더 선


맥앨리스터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의료진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으로 진단한 후 그를 중환자실로 옮겼습니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은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매우 드문 중증 면역 반응입니다. 면역체계가 외부 세균이 아닌 정상적인 피부와 점막, 생식기, 안구를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어 피부에 붉은색이나 보라색 발진이 확산되며 물집이 생깁니다. 점막과 생식기, 눈에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며, 발열과 원인 불명의 통증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맥앨리스터의 얼굴 피부는 괴사되면서 벗겨지기 시작했고, 감염 위험이 극도로 높아졌습니다. 의료진은 정상 피부를 보존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그는 전체 피부의 87%를 잃게 되었습니다.


더 선


2022년 이후 맥앨리스터는 시력 회복을 위해 6차례의 안과 수술을 받았으며, 줄기세포 이식과 침샘 이식, 3차례의 자궁 수술도 받았습니다. 


현재 그는 양쪽 눈 모두 법적 실명 판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맥앨리스터는 "왼쪽 눈은 완전히 시력을 잃었고, 오른쪽 눈은 특수 콘택트렌즈를 착용해도 여전히 법적 실명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약을 중단한다고 해서 SJS로 인한 손상이 회복되지는 않는다"며 "이 질환은 평생 영향을 남긴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의사가 처방한 약이라도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선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은 다양합니다. 페니실린, 간질과 신경통 치료에 사용되는 라모트리진 같은 항경련제, 설파메톡사졸과 설파디아진 같은 특정 설폰아마이드계 항생제가 대표적입니다.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맥앨리스터는 "이런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이 애초에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불행히도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딸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