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5일(일)

사고 수습을 넘어 체제 평가로... KB금융을 향한 질문들

KB금융지주를 둘러싼 논란은 더 이상 개별 제재의 문제로만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홍콩 H지수 연계 ELS 불완전판매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정보 공유에 대한 담합 판단이 연이어 나오면서, 논의의 초점은 개별 사안의 책임 공방을 넘어 현 경영 체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이 직면한 상황을 두고 "사고 수습 국면을 지나, 체제 전반을 점검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금융당국과 경쟁 당국, 조직 내부가 서로 다른 논리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ELS 사태를 단순한 불완전판매 사례로만 보지 않고 있습니다. 고위험 상품이 설계되고 판매되는 전 과정에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충분히 작동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현장에 국한하기보다는, 조직과 시스템 전반의 관리 구조로 확장해 해석하는 접근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과징금 규모를 넘어, 경영 체계 전반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KB금융지주 사옥 / 사진제공=KB금융지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은 결은 다소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합니다. LTV 정보 공유에 대한 담합 제재는 금융사 내부의 업무 관행을 감안한 해석이 아니라, 시장 경쟁 질서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공정위는 이 사안을 일회성 판단 착오보다는, 일정 기간 유지돼 온 구조적 관행의 문제로 판단했습니다. 


이 경우 논점은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넘어 조직 문화와 윤리 기준에 대한 평가로 이어집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판단이 소비자 보호 이슈와는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위원회는 특정 기업이나 최고경영자의 거취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최고경영자 선임 원칙을 두고 책임경영과 절차적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형 금융지주 CEO는 단순한 성과 중심 평가 대상이 아니라, 공공성과 책임을 전제로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이사회 판단 환경도 이전과 달라지는 상황입니다. 


조직 내부의 시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ELS 사태 이후 책임이 현장 직원에게 집중된 반면, 경영진 책임에 대한 논의는 충분했는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소비자 피해와 내부통제 논란, 시장 질서 훼손 판단이 겹친 상황에서 체제 유지 논의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조직 내부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시각입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라기보다, 조직 신뢰와 책임 배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입니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금감원은 내부통제와 시스템을 점검하고, 공정위는 경쟁 질서와 관행을 살펴보고 있으며, 금융위는 책임경영 기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그 과정에서 책임의 방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KB금융을 둘러싼 논의가 개별 사안을 넘어 경영 체제 전반을 점검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크지 않습니다.


KB금융을 둘러싼 현재의 논의는 특정 자리의 문제로 수렴되기보다는, 현 경영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선택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그 판단은 결국 이사회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