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8일(수)

범죄 조직에 속아 중국 간 20대, 퇴직 앞둔 경찰의 '기지'로 구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20대 남성이 국정원 직원을 사칭한 범죄조직에 속아 중국으로 출국했지만, 퇴직을 앞둔 경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2일 제주경찰청은 지난 20일 오전 7시 35분경 50대 부부가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에 찾아와 "우울증을 앓는 아들이 범죄조직에 연루돼 해외로 출국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약 10년간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A씨는 지난 19일 인터넷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국정원 직원이며 중국 상하이를 거쳐 캄보디아 등 제3국으로 망명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로 돌아온 20대 청년과 경찰 / 제주경찰청


A씨는 전남 나주 자택을 떠나 19일 저녁 광주공항에서 제주행 마지막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20일 오전 7시 30분경 제주발 중국 상하이행 첫 항공편으로 출국했습니다.


A씨의 부모는 20일 새벽 1시 목포에서 배편으로 제주에 도착해 공항에서 아들을 만류하려 했으나, 배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저지하지 못하고 인근 파출소를 찾게 됐습니다.


부모의 절박한 사연을 들은 연동지구대 함병희 경감은 범죄조직이 개입된 상황에서 상하이 입국 후 A씨의 행방을 추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즉시 행동에 나섰습니다.


함 경감은 제주공항 내 중국항공사 매니저를 통해 상하이 항공편 승무원에게 연락해 항공기 착륙 후 A씨의 하차 시간을 지체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동시에 주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긴급당직 번호로 연락해 A씨의 신병 확보를 요청하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중국 항공사와 주상하이 한국 총영사관으로부터 협조 의사를 확인한 함 경감은 즉시 A씨 부모가 중국 상하이로 출발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A씨가 중국 상하이에 도착하기까지 약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 모든 구조 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한국 총영사관은 상하이에 도착한 A씨를 발견해 보호 조치를 취한 후, 뒤이어 도착한 부모에게 안전하게 인계했습니다.


청년층을 노린 해외 취업 사기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제주경찰과 주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중국 항공사가 협력해 범죄를 차단한 모범 사례로 평가됩니다.


A씨의 부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상황에서 아들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함병희 경감과 김민근 경사를 포함한 제주 경찰, 이은진 주상하이 한국총영사 등 모든 기관의 협력 덕분"이라며 "가족의 일처럼 모든 업무를 처리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는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면 다시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오는 6월 퇴직을 앞둔 함병희 경감은 "마지막까지 도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