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1일(수)

센터필드 매각 '적법' 주장한 이지스... 국민연금, GP 교체 초강수

서울 강남권 핵심 오피스 자산인 ‘역삼 센터필드’를 둘러싼 매각 논란이 결국 운용사 교체로 번졌습니다.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한 국민연금이 운영 중인 이지스자산운용을 펀드 운용사(GP)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산 운용의 주도권이 투자자 측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투자위원회를 열고 역삼 센터필드 보유 펀드의 GP 교체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핵심 투자자인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모두 매각에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 절차를 강행하자 운용사 교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역삼 센터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와 국민연금이 각각 49.7%의 지분을 보유한 공동 투자 자산입니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직접 지분은 0.6% 안팎에 불과합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투자금은 캡스톤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를 통해 집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어 운용사 교체를 위한 정관 변경을 의결한 뒤, 신규 운용사를 선정해 자산을 이관할 계획입니다.


센터필드 /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


센터필드는 옛 역삼 르네상스호텔 부지를 개발한 대형 복합 오피스 자산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이 2018년 국민연금과 함께 약 2조 1천억원을 투입해 조성했습니다. 에쿼티 규모만 8천억원에 달하며, 국민연금이 5천억원을 출자한 앵커 투자자입니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 KKR이 보유하던 지분을 신세계프라퍼티가 인수하면서 현재의 지분 구조가 완성됐습니다.


문제는 펀드 만기를 둘러싼 시각차에서 시작됐습니다. 해당 펀드는 당초 2025년 10월 만기였으나, 투자자 간 장기 보유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1년 단기 연장됐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6년 10월로 예정된 펀드 만기 시점, 그보다 약 1달 빠른 담보대출 만기를 고려해 현 시점에서 매각에 나서는 것이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러나 신세계프라퍼티는 사전 협의 없는 매각 추진은 운용사의 독단적 판단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국민연금 역시 같은 이유로 매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14일 해외 자문사들을 대상으로 매각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에 대해 "수익자들과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거쳐 내린 책임 있는 결정"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매각 반대 의사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은 운용사가 투자자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운용사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사진제공=센터필드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국민연금은 결국 운용사 교체를 택했습니다. 상법상 펀드 운용사를 교체하려면 정관 변경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합니다.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분 구조상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GP 교체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날 또 다른 이지스자산운용의 핵심 자산인 고양 스타필드에 대해서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양 스타필드는 국민연금이 약 3800억원을 출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신세계프라퍼티가 나머지 51%를 맡은 복합 상업시설입니다. 2017년 준공 이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이어오고 있는 자산으로 평가됩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해 온 주요 대형 자산들에 대해 회수 시점을 앞당기며, 운용 성과와 거버넌스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역삼 센터필드의 GP 교체와 고양 스타필드 매각 결정은 그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사진 제공 = 이지스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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