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불만을 품은 항공기 기장을 자처하는 인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 난동과 극단적 선택 비행을 암시하는 협박성 글을 게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항공 보안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관계 당국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19일 중앙일보 보도와 항공업계,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18일) 저녁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항공 관련 게시판에 자신을 대한항공 기장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김포국제공항의 위도·경도를 특정해 언급하며 "여기서 흉기 난동 후 자살 비행을 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해당 글에는 "합병 이후 처우가 엉망이 됐다",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 등 충격적인 표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시글이 빠르게 확산되자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IP 추적과 작성자 특정에 착수했습니다. 김포공항경찰대 관계자는 매체에 "게시자가 실제 기장인지, 항공사 직원인지 여부를 포함해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도 "사건을 보고받은 상태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온라인 협박을 넘어 항공 보안과 직결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 당국, 대한항공 역시 해당 게시글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비상 대응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 보안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위해 가능성 여부를 포함해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누적돼 온 내부 불만이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뒤, 안전·인사·재무·운항·정비 등 주요 부문에 대한 임원 인사와 조직 재편을 단행하며 통합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종사 처우, 인사 기준, 노조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신년사에 '합병'과 관련한 언급이 나온 뒤에는 보다 더 노골적인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실질적인 합병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처우'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게 주된 비판 논지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실행 가능성과 별개로, 항공기 조종을 맡는 직군을 자처한 인물이 공항 좌표를 특정해 자살 비행을 언급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며 "통합 과정에서의 관리와 소통에 구조적인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과 글의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항공 보안 차원의 추가 대응 필요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