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노린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고등법원은 치밀한 계획 하에 벌어진 잔혹한 범행이라며 원심과 동일한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수원고법 형사3부는 지난 15일 A씨에 대해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기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자 치밀하게 계획해 아내를 살해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한 범행"이라며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 후 행태도 엄중하게 평가했습니다. "피고인은 아내의 장례를 치른 뒤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보험금을 채무 변제로 사용한 뒤 외제차를 사서 내연녀와 함께 다니는 등 죄책감 없이 지낸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2020년 6월 2일 경기 화성시 산간 도로에서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한 아내 B씨(당시 51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A씨는 사고 후 119에 신고하며 "아내가 운전했는데 갑자기 고라니가 튀어나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수석에 있었다는 A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4시간 만에 퇴원한 반면, 운전했다는 B씨는 심각한 뇌 손상으로 2주 후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 B씨의 사망 원인인 '저산소성 뇌 손상'은 사고 전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고, 시신에서 저항흔도 발견됐습니다.
경찰 초동수사에서는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지었으나, 유족의 민원 제기로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재수사 결과 A씨가 심정지 상태인 아내를 차에 태우고 비탈길에서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씨는 범행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CTV가 없는 사건 현장을 여러 차례 사전 답사하고, 아내 몰래 여행 보험에 가입한 뒤 범행 전날 보험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또한 "A씨가 나를 죽이고 보험금을 받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는 B씨의 통화 녹취록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아내 사망 보험금으로 5억 2,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무리한 사업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독촉에 시달리며 경제적 곤궁에 빠진 상황에서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