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개들은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단어를 학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영국 BBC 사이언스 포커스에 따르면, 부다페스트의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ELTE)와 비엔나 수의과대학 연구진은 특별한 언어 학습 능력을 보이는 개들을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Gifted Word Learners, GWLs)'으로 분류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런 개들은 한 살배기 아기와 유사한 수준의 언어 습득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개들이 새로운 장난감의 이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우고, 요청 받았을 때 정확히 가져올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의 제1저자이자 인지 연구원인 샤니 드로르 박사는 BBC 사이언스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개들은 주인의 대화를 엿듣는 것만으로 두 개의 새 장난감 이름을 배울 수 있었으며, 주인이 장난감 이름을 직접 가르쳤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학습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18개월 된 아이들이 대화를 엿듣는 것과 직접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는 능력이 동일하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연구진은 영리한 개들에게 두 개의 새로운 장난감을 제시했습니다. 일부 개들은 주인이 직접 장난감 이름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학습했고, 다른 개들은 가족 구성원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으며 장난감 이름을 익혔습니다.
이 과정은 며칠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되었으며, 개들이 새 장난감을 충분히 가지고 놀 시간도 제공되었습니다.
이후 개들의 단어 학습 능력을 평가했습니다. 평가를 위해 연구진은 두 개의 새 장난감과 기존 장난감 9개를 다른 방에 배치한 후, 개들에게 특정 장난감을 가져올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영리한 개들은 92%의 정확도로 제시된 장난감을 가져왔습니다. 대화만 엿듣고 배운 경우에는 정확도가 약간 떨어졌지만 83%에 달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드로르 박사는 이번 결과가 지능이 높은 소수의 개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연구들을 통해, 개는 다른 종에 비해 인간의 의사소통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 이미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일반 대중과 과학자 모두에게 개가 가진 놀라운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을 더 깊이 이해하고, 우리가 개와 소통할 때 그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