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가 반복되고 대규모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올해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260억원을 출연하기로 하면서 경영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간 영업손실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신용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복지기금 출연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결정이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1~3분기, 포스코이앤씨는 누적 기준 26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4분기에도 추가 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연간 손실 규모는 5천억억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사 원가 부담 확대와 공기 지연, 미분양 누적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무 부담은 신용도에도 반영됐습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습니다. 등급 자체는 하향되지 않고 유지됐지만, 향후 추가 하향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적 악화뿐 아니라 반복된 안전사고, 평판 리스크 확대, 영업현금흐름 악화, 부채비율 상승 등을 복합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안전 문제가 재무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2021년 인천 부평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 사고는 법적으로는 벌금 1천만원 판결로 마무리됐지만, 이 같은 사고 이력이 신용평가 보고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안전사고가 단발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기업의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안산선 공사 관련 재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분명한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반복된 안전사고가 주택 브랜드 이미지와 분양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미분양' 확대와 매출채권 증가로 이어져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분양 증가는 건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현상입니다. 현금흐름이 약해지고 운전자금 부담이 커질 경우, 차입 비용 상승 등 추가적인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올해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액을 260억원으로 확정했습니다. 해당 금액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260억원은 올해 네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될 예정입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명절 선물,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지원 등 임직원 복지를 목적으로 운용되며, 출연 여부와 규모는 노사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됩니다.
물론 적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출연이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출연 자체가 '있어서는 안될 일'로 여겨지는 상황도 아닙니다. 문제는 합법성보다 판단의 적정성입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손실과 신용도 하락, 안전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진 국면에서, 이사회가 출연 규모를 재검토하지 않은 점을 두고 경영 판단의 우선순위가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투자자 이탈로 인해 '주가하락'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이익의 일부를 적립하는 성격을 가진 제도입니다. 이익이 아닌, 손실 국면에서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결정 흔히 보기 어려운 사례여서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시장의 시선은, 반복된 중대재해와 그에 따른 평판 리스크, 수익성 악화와 신용도 하락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자원의 배분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안전과 재무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어떤 기준과 판단으로 260억원 출연을 결정했는지는 계속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