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전 세계가 마스크 확보에 나섰던 것은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매년 겨울철 독감 역시 공기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져 마스크 착용이 필수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독감의 공기 전파가 특정 상황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제한적일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학술지 플로스 병원체(PLOS Pathogens)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메릴랜드대학교 연구팀은 독특한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이미 독감에 감염된 평균 21세 대학생 5명과 건강한 30대 중반 성인 11명을 볼티모어 인근 호텔의 격리된 층에서 함께 생활하게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14일간 서로 마주 보며 대화하고, 요가와 스트레칭 등 신체 활동을 함께했습니다. 독감 환자가 사용한 태블릿 PC, 펜, 마이크 등의 물건도 공동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2주 동안 추가로 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독감에 걸린 학생들의 코에서 다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이들이 기침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은 "독감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은 기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몸속에 바이러스가 많더라도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전파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분석입니다.
실험 공간의 환경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난방기와 제습기로 인해 공기가 지속적으로 섞이고 순환되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량의 바이러스가 빠르게 희석됐습니다.
연구진은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아주 가까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마스크의 필요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팀은 기침을 하는 감염자가 있다면 마스크가 가장 확실한 보호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공기를 순환시키는 동시에 정화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기침하는 감염자와의 근접 접촉 상황에서는 환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침이 거의 없고 환기가 잘 되는 실내에서는 동일 공간에 있어도 독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독감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는 공기 전파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