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이 되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바지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지하철에 탑승하는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No Pants Subway Ride)' 행사입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BBC는 영국 런던에서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No Trousers Tube Ride)' 행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하의 없이 속옷 차림으로 지하철에 탑승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보는 등 평소와 동일한 일상을 연출했습니다.
이 퍼포먼스는 2002년 미국 뉴욕에서 소규모 장난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즉흥적으로 진행된 이벤트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현재는 뉴욕, 런던, 토론토, 프라하 등 전 세계 60여 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발전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라인 등 주요 지하철 노선에서 '노 트라우저스 튜브 라이드(No Trousers Tube Ride)'라는 명칭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행사 규칙은 명확합니다. 바지를 착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되, 속옷 착용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코트, 목도리, 장갑 등 다른 의류는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의를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참가자들은 주변 시선에 개의치 않고 평범한 승객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주최 측은 행사 취지에 대해 "이유는 재미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나 정치적 주장보다는 일상 규칙을 살짝 비트는 유머와 해방감이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참가자들도 "웃음을 주는 장난", "겨울의 무료함을 깨는 이벤트"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퍼포먼스를 둘러싼 논란도 존재합니다.
2006년 뉴욕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풍기문란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속옷을 착용한 상태에서 바지를 입지 않은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판단했고, 이후 행사는 합법적인 퍼포먼스로 인정받았습니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공공장소 노출에 불쾌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있어 매년 찬반 논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가별 반응도 다릅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에서는 비교적 관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축제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공공질서 훼손을 이유로 장소나 동선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 소규모로 열린 사례가 있지만, 문화적 정서와 공공장소 규범을 이유로 더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개최된 적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공공장소 노출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편이어서 법적·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시에 "선정성보다는 퍼포먼스와 유머로 접근한다는 행사 취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