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에서 지난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유해야생동물 포획이 대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일 충남 서산시가 농작물 피해 방지를 위해 운영하는 유해야생동물 포획 활동에서 지난해 고라니 3738마리와 멧돼지 202마리를 잡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고라니는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는 개체 수 증가로 인한 농업 피해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포획 대상이 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서산시는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통해 이같은 포획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올해도 피해방지단원 40명을 새롭게 위촉하고, 총기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현재 운영되는 시스템은 농가가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행정복지센터에 신고하면, 피해방지단이 현장에 출동해 포획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포획 실적에 따른 보상금 지급 체계도 마련돼 있어 멧돼지 1마리당 30만원, 고라니 4만원, 조류 5000원이 지급됩니다.
고라니는 국내에서 멧돼지와 함께 비교적 자주 목격되는 야생동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고라니를 멸종위기 등급인 '취약' 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라니가 중국과 한반도 일부를 제외하면 서식지가 극히 제한적인 희귀종이며,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고라니를 천연기념물 제916호 '구월산 복작노루'로 지정해 보호종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제적으로는 보존 가치가 높은 종으로 평가받지만, 국내에서는 개체 수 급증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교통사고가 빈발하면서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돼 일정 시기와 구역을 정해 포획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라니가 '세계적으로는 멸종위기종, 국내에서는 유해야생동물'이라는 상반된 처지에 놓인 배경입니다.
겨울철에는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와 고라니, 꿩 등 유해야생동물의 출현 빈도가 높아지면서 농작물 피해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자연 먹이가 부족해지는 겨울에는 논밭이나 비닐하우스 주변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매개할 수 있는 야생 멧돼지 개체 수가 쉽게 감소하지 않으면서 축산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은 노루와 너구리, 오소리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