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 메리츠화재 임직원 사건과 관련해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수사가 그룹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임세진)는 전날(8일)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관련해 김 부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그룹 핵심 경영진이 강제수사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수사는 메리츠화재 전직 사장 A씨와 상무급 임원 등이 연루된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같은 해 9월 관련자들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1월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합병 계획과 대규모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하기 전, 해당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가족 명의 계좌 등을 동원해 주식을 매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후 합병 계획 발표 직후 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주식을 매도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김 부회장이 합병 및 주주환원 관련 정보가 공유·관리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내부 정보의 통제 체계가 적절히 작동했는지 등을 검찰은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개인 일탈을 넘어, 그룹 차원의 정보 관리와 의사결정 구조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는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분류됩니다. 부당이득이 50억원을 넘을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라도 징역형이 원칙적으로 검토됩니다. 실제로 과거 대형 상장사 임직원이 인수합병 정보를 사전에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은 사건에서는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법원은 "직접 매매를 하지 않았더라도 가족이나 차명 계좌를 활용해 이익을 취했다면 동일하게 처벌 대상이 된다"는 판단을 반복해 왔습니다. 내부 정보 접근 지위에 있었는지, 정보 취득과 거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가 유죄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사법 판단 결과에 따라 메리츠금융지주의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평가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습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정보 접근과 통제 장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했는지, 미공개 정보의 관리 책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 소환 조사와 추가 강제수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사건이 단순한 임직원 개인 비위 사건으로 끝날지, 메리츠금융의 준법 경영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