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그룹이 공을 들여온 우주사업의 핵심 거점을 직접 점검하며, 한화의 중장기 우주 전략이 실행 국면에 들어섰음을 대내외에 분명히 한 자리였습니다.
8일 김 회장은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그룹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습니다.
김 회장은 전시 공간과 핵심 설비를 둘러본 뒤 올해 사업 계획과 우주사업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연구 인력을 직접 격려했습니다. 김 회장이 한화시스템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주우주센터는 한화그룹 우주 전략의 상징적인 거점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생산 시설로, 위성 조립과 시험, 환경 검증까지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구축됐습니다. 김 회장은 방진복을 착용한 채 위성 조립이 이뤄지는 클린룸과 극저온·극고온·진공 환경을 구현한 우주환경 시험 설비, 전자파 시험 시설 등을 차례로 살폈습니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 한화의 역할"이라며 우주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위성이 기후 변화를 관측하고 안보를 지키는 데 기여한다면, 그것이 한화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김승연 회장이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우주사업 청사진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그룹 내 우주사업을 통합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고, 위성·발사체·우주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을 주도해 왔습니다. 엔지니어 중심의 조직 개편과 선제적 투자 역시 이 과정에서 추진됐습니다.
한화그룹은 누리호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 개발·생산 역량을 갖춘 한화시스템을 양 축으로 민간 우주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며, 이른바 '뉴스페이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제주우주센터는 축구장 4개 규모의 부지에 연면적 약 1만1400㎡로 조성됐습니다. 월 최대 8기, 연간 100기 수준의 위성 생산이 가능하며, 올해부터는 지구 관측용 SAR 위성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갑니다.
SAR 위성은 주야간과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상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어 안보와 재난 대응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차세대 SAR 위성 모형을 살펴보며 글로벌 우주산업 동향과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화시스템은 1m급 SAR 위성 발사 성공 이후 50cm, 25cm급 위성 개발을 진행 중이며, 15cm급 초고해상도 위성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주우주센터는 향후 위성 개발과 생산을 넘어 발사, 관제, 위성 영상 분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됩니다. 제주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위성 생산과 발사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현장 점검을 마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고, 직원들에게 격려의 뜻을 전했습니다.
김 회장은 "여러분의 노력 하나하나가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