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0일(토)

"지구 온난화 때문에 자연 사이클 무너져... 다음 '빙하기' 더 빨리 찾아온다"

지구 온난화로 뜨거운 미래를 경고해 온 인류에게 뜻밖의 반전이 예고됐습니다. 온난화의 가속화가 오히려 정반대의 '극한 추위'를 불러올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카라파이아(Karapai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지구 온난화가 역설적으로 빙하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3대 과학저널 중 하나이자 과학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해류 변화 이론과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제시하며, 바다 전체의 탄소 순환 시스템이 변화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연구팀이 지구 기후 시스템에 숨어 있던 뜻밖의 메커니즘을 밝혀냈습니다.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구를 동결 상태로 몰아가는 스위치를 자극해, 다음 빙하기, 정확히는 빙하 시대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시기인 '빙기'의 도래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더위가 오히려 추위를 불러온다는 이 역설적인 현상은, 지구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제거하려다 발생하는 과도한 연쇄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구 시스템이 균형을 되찾기 위해 작동한 조절 메커니즘이, 오히려 기후를 극단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구는 약 250만 년 전부터 제4기 빙하 시대로 불리는 장기적인 한랭기에 들어서 있으며, 극지방에 거대한 빙상이 존재하는 이 시대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긴 빙하 시대 동안 지구는 특히 추운 시기인 빙기와 비교적 온화한 간빙기를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해 왔습니다.


약 2만 년 전에는 최종 빙기의 절정기에 해당해 지구 표면의 약 3분의 1이 얼음으로 덮여 있었으며, 이후 약 1만 년 전 해당 빙기가 끝나면서 현재는 비교적 온화한 간빙기에 속해 있습니다. 자연의 주기대로라면 다음 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약 5만 년 후로,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다면 지구는 매우 느린 속도로 점진적인 냉각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대에 들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가 이 수만 년 단위의 안정적인 예정표를 크게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량의 이산화탄소 방출 후 지구 변화. 해중의 인(P)이 늘어나 플랑크톤이 격증해, 탄소(C)를 해저에 침몰해 버린다. 그 결과, 5만년 후를 경계로 기온이 급강하해, 극한의 빙하기로 돌입하는 사이클을 나타내고 있다. / University of California – Riverside / Science


지구에는 원래 기온이 과도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자연적인 완충 장치가 존재하는데, 그 핵심 중 하나가 암석의 풍화 작용입니다. 비가 내리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들고, 이 빗물이 지상의 암석, 특히 화강암과 같은 규산염 암석을 서서히 분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용해된 성분과 이산화탄소는 강을 따라 바다로 이동해 칼슘과 결합하며 조개나 산호초와 같은 생물의 껍질을 형성합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 해저에 가라앉아 퇴적되며, 수억 년에 걸쳐 탄소를 암석 속에 가두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기온이 상승하면 강수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암석 풍화 속도도 빨라져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회수됩니다. 이로 인해 다시 기온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균형이 맞춰지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의 온도 조절 메커니즘이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연구팀은 급격한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이 온화한 회수 시스템이 오히려 통제력을 잃고 폭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강한 비가 잦아지면 육지에서 인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이 대량으로 바다로 유입되고, 이를 먹이로 삼는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게 됩니다.


증가한 플랑크톤은 수명을 다하면 해저로 가라앉으며, 이 과정에서 대기 중에서 흡수한 탄소 역시 함께 해저 퇴적물 속에 묻히게 됩니다. 보통은 여기서 탄소 회수가 마무리되지만, 따뜻해진 바다에서는 추가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플랑크톤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이들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대량으로 소모돼 해양의 산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해저에 가라앉았던 인이 다시 물속으로 쉽게 용출되며, 이는 또다시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하는 먹이가 됩니다.


이 순환이 반복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속도는 계속 가속되고, 지구의 기온은 원래의 균형점을 지나 급격히 하강하게 됩니다. 온난화가 방아쇠가 돼 오히려 자연 주기보다 빠르게 빙기를 초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해저에 탄소가 대량으로 매몰되는 과정은 과거 지구에서 발생했던 '해양 무산소 사건'과도 유사하며, 훗날 석유의 기초가 되는 유기물이 축적된 메커니즘과도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발견은 해류 변화로 북반구가 냉각된다는 기존의 가설과 달리, 해양 전체의 탄소 순환 구조 자체가 변화하면서 기후가 급격히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연구를 이끈 릿지웰 교수는 이 과정을 가정용 에어컨과 온도 조절 장치의 관계에 비유했습니다.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멈춰야 할 에어컨이 센서 이상으로 인해 방이 얼어붙을 때까지 계속 작동하는 상황과 같다는 설명입니다.


지구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 수십억 년 전의 초고대에는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에 이러한 폭주가 멈추지 않았고, 그 결과 지구 전체가 완전히 얼어붙는 극단적인 동결 사태가 실제로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현대의 지구는 당시보다 산소가 훨씬 풍부하기 때문에 초고대와 같은 전면적인 동결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연의 완만한 리듬을 무시하고 빙기의 도래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연구진은 경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원래라면 먼 미래에 찾아왔어야 할 빙기를 우리 눈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러한 불안정한 연쇄 반응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는 일은, 지구의 미래 일정 자체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싸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연구진은 2025년 12월 30일자로 빙하 시대와 '빙기'의 정확한 용어 정의를 보완하고, 해류 정지와는 구별되는 본 연구 고유의 탄소 순환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을 추가·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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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구진은 과거의 온난화가 생명 진화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언급된 해양 무산소 사건을 촉발한 과거의 온난화는 공룡의 진화 경로마저 바꾸어 놓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발표된 동북대학 연구에 따르면,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인한 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 변화는 식물 생태계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기존에 주류를 이루던 나자식물을 대신해 꽃을 피우는 피자식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구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먹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초식 공룡들 역시 급격한 진화를 겪었습니다. 트리케라톱스나 하드로사우루스류에서 확인되는 '덴탈 배터리'로 불리는 수백 개의 치아가 겹겹이 배열된 강력한 저작 구조는, 새로운 식물들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발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촉발한 연쇄 반응은 바다를 얼어붙게 만드는 스위치를 작동시켰을 뿐 아니라, 과거에는 공룡의 형태와 생태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기후와 생명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은 인간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