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이 원장은 "절차적으로 굉장히 조급하고 과정을 보면 투명하게 할 부분이 많았다"며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BNK금융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9일 검사 완료 후 결과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사로 검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BNK금융 검사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배경에 대해 "상대적으로 대통령 업무보고 분위기를 보시면 아실 것"이라며 "절차적으로 굉장히 조급하고 과정을 보면 투명하게 할 부분도 많았는데 왜 저랬을까, 문제제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에 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투서가 많이 접수됐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당초 올해 1월 예정이었던 BNK금융 수시검사를 업무보고 이후 일정을 앞당겨 실시하게 됐다고 이 원장은 해명했습니다.
이 원장은 "그 문제제기가 투서든 뭐든 하도 많이 받았다"며 "조사는 연말부터 나가고 있고, 절차적인 정당성을 보는 건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구구절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1월 9일 수시검사 결과를 보고 추가적으로 볼 게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금융지주로의 검사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전반으로 확대할건가는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이 부분이 민관합동 지배구조개선 TF 논의와 연계해 도움이 되도록 연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융지주사 거버넌스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적을 이어갔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사 이사회가 특정 직업 집단 중심으로 많이 바이어스 돼 있다. 특히 교수님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 등 미국계 투자은행의 경우 라이벌 업체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는 사례를 들며 "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게 자본주의 시장에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참호구축'이라고 자꾸 표현하는데, 똑같은 생각을 갖는 CEO가 하면 이사회가 천편일류적으로 해서 체크도, 견제도 안된다"며 "사외이사가 독립성이 안 되면 이사회가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비판했습니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 원장은 "승계되는 CEO도 누구의 의지가 관철되냐를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며 "너무 연임하다 보면 그 분들이 리더십은 무슨 리더십이야. 6년, 몇 년 기다리다보면 그분들도 골동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달 중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를 가동해 이사회의 독립성, CEO 선임절차의 투명성·공정성 등 개선안을 도출하고 필요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