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8일(목)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6년 만에 함께 중국으로... '목적' 봤더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4∼7일)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6년 만에 다시 중국을 찾았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방중은,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하기보다는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행보로 평가됩니다.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입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미 정부의 대중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가 일부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중국 내 기존 생산기지를 어떻게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지는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략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이번 방중은 중국 사업의 방향성을 새로 설정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경제적 안전망을 점검하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재계 대표 경제단체 수장으로 사절단을 이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역할도 적지 않습니다. 최 회장은 출국길에서 "6년 만에 가는 방중 사절단이 잘 진행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뉴스1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과 다롄에 낸드 관련 생산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망이 미중 갈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SK의 이번 방중은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자동차 산업을 대표해 동행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인물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베이징과 옌청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판매 부진과 구조조정을 겪은 이후, 현대차그룹은 중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닌 기술과 에너지 협력의 파트너로 바라보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광저우에 수소전기버스를 공급하는 등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의 행보는, 이번 방중이 자동차 판매를 넘어선 중장기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임을 보여줍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사절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모두 중국이 핵심 생산기지이자 주요 시장입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사업의 급격한 축소나 확장보다는, 관리와 조율을 통해 리스크를 통제하려는 전략이 이번 방중 행보에 담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 뉴스1


이들 4대 그룹 총수를 중심으로 허태수 GS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수장과 200여 명의 기업인이 이번 사절단에 참여했습니다. 패션·뷰티, 콘텐츠, 스타트업, 금융권 인사까지 폭넓게 포함된 점도 특징입니다. 


형지와 무신사, CJ그룹 등은 중국 소비 회복과 한한령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 사진제공=GS그룹


사절단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오가며 촘촘한 일정을 소화합니다. 5일 베이징에서는 한중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이 열려 공급망 안정화와 신산업 협력이 논의됩니다. 


6일에는 KOTRA가 주관하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지고, 7일 상하이에서는 인공지능과 콘텐츠, 게임을 중심으로 한 벤처·스타트업 서밋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 방중 경제사절단은 중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 복귀라기보다,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좌표를 다시 점검하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확장보다는 안정, 속도보다는 관리에 방점이 찍힌 이번 행보가 향후 한중 경제 협력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