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전설적인 슈퍼 터스커 코끼리 크레이그가 5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거대한 상아로 유명했던 이 희귀종 코끼리의 죽음에 현지 주민들과 전 세계 동물 애호가들이 깊은 슬픔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케냐야생동물관리청(KWS)은 발표한 성명을 통해 "땅에 닿을 정도의 거대한 상아와 온화하면서도 위엄 있는 자태로 전설이 된 슈퍼 터스커 크레이그가 54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크레이그는 케냐 남부 탄자니아 국경 인근의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평생을 보냈습니다. 이곳은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크레이그는 이 공원의 상징적인 존재였습니다. 코끼리 보호단체인 암보셀리재단은 "크레이그가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했다"며 "그가 평화롭게 생을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코끼리는 케냐의 상아 밀렵 방지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였습니다. 야생에서 장수하며 자연사한 크레이그의 사례는 코끼리 보호 정책의 성과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크레이그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KWS 관계자는 "크레이그의 차분한 성격 덕분에 관광객들이 사진 촬영이나 동영상 촬영을 할 때도 조용히 기다려주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온순한 성격은 크레이그를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관광 명물로 만들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레이그는 2021년 케냐의 맥주 제조업체 이스트아프리카브루어리스(EAB)가 생산하는 인기 맥주 브랜드 '터스커'의 공식 후원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케냐 현지 방송사 NTC는 "아프리카 대륙에 남아있는 마지막 슈퍼 터스커 코끼리 중 하나였던 희귀종"이라며 "크레이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슈퍼 터스커는 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극도로 긴 상아를 보유한 아프리카코끼리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현재 야생에는 약 20마리 정도만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주로 40세 이상의 수컷 코끼리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양쪽 상아의 무게가 각각 45kg을 넘고 길이가 땅에 닿을 정도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슈퍼 터스커는 전체 아프리카코끼리 중 1% 미만에 해당하는 극히 희귀한 존재입니다. 과거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상아를 노린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어 수많은 슈퍼 터스커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프리카코끼리의 평균 수명이 50~60세인 점을 고려할 때, 50세 이상까지 생존한 슈퍼 터스커는 장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