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4일(일)

스위스 휴양지 화재 참사 속 '맨손 구조'... 유독가스 마시면서도 10명 목숨 구한 50대 남성

스위스 크랑 몽타나 지역의 유명 휴양지에서 새해 첫날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 현장에서 맨손으로 불길에 뛰어들어 10명의 생명을 구한 시민의 영웅적인 구조 활동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파올로 캄폴로(55·스위스·이탈리아 이중국적·금융분석가)는 1일 새벽 1시 20분경 십대 딸로부터 급박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딸은 "불이 났는데 다친 사람이 너무 많다"며 친구들이 지하 술집에 갇혀 있다고 알렸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거주하던 캄폴로는 즉시 소화기를 챙겨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했을 때 현장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었고, 소방대와 응급구조대가 속속 도착하고 있었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방화문을 강제로 열고 술집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엑스


내부 상황은 참혹했습니다. 캄폴로는 "사방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살아 있었지만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의식이 있는 사람도 있었고 없는 사람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상자들은 여러 나라 언어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술집에는 외부로 연결된 계단이 하나뿐이었고, 강렬한 화재로 인해 산소가 고갈된 상태였습니다.


캄폴로는 "고통이나 연기, 위험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맨손으로 부상자를 한 명씩 밖으로 끌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부상자들은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는 구조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의 절박한 눈빛, 화상 입은 사람들이 떠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조 활동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흡입한 캄폴로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딸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딸의 남자친구는 중태에 빠진 상태입니다.


'스위스 화재 참사 현장에서 청년들을 구해낸 파올로 캄폴로' / 프랑스 매체 '20minutes' 동영상 캡처


스위스 당국은 세계적인 스키 휴양지인 발레주 크랑 몽타나의 술집 '르 콘스텔라시옹'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40명이 사망하고 11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상자 중 최소 80명은 위독한 상태이며, 사망자들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새해를 맞아 파티를 즐기던 20세 전후의 청년들이었습니다. 화재는 샴페인 병에 꽂혀 있던 폭죽에서 나온 불꽃이 건물 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